산업



창립 80년 맞은 삼성…작은 상회에서 글로벌 핵심 기업으로

1938년 3월 삼성상회에서 시작, 다각화로 사업 확장
산업화 수혜로 급성장, 80년대 반도체 사업 본격화
90년대 휴대전화로 글로벌화…스마트폰 시대 주도
반도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신성장 고민도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삼성그룹이 창립 80주년을 맞았다. 이 회사는 소규모 상회에서 무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해 주력 산업을 변경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1938년 3월1일 대구 중구에서 설립된 삼성상회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은 1936년 부친의 지원을 받아 경남 마산에서 협동정미소를 운영하면서 부동산 투기를 했고, 이후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삼성상회를 설립했다고 한다.


  이후 삼성상회는 조선양조장을 인수하고, 1948년 11월 사업지를 서울로 옮겨 삼성물산공사가 됐다. 6·25 발발 직후에 잠시 사업을 접었지만 1950년 12월15일 부산에서 다시 '삼성물산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사업이 재개됐다.


  ◇적극적 다각화 전개…전자 산업 기틀 만들어

 삼성그룹은 초기에 적극적인 다각화로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처음에 삼성물산·제일제당·제일모직 3개사 주력 체제로 출발했다. 이후 이승만 정권에서 1957년 8월 진행한 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금융자본을 취득해 사업 확장의 동력으로 삼고 1958년 2월 안국화재해상보험을 인수하는 등 사세를 넓혀 나갔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삼성그룹은 정부의 산업화 기조의 수혜로 급성장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른바 '사카린 밀수 사건'이 터졌고, 이병철 회장이 1966년 9월29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사카린 밀수 사건을 전후로 1965년 9월 중앙일보를 창간하고, 신문용지 공급을 위해 1965년 10월 현재 한솔제지의 전신이 되는 세한제지를 인수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다.


  또 1968년 12월 삼성전자공업을 설립하고 1969년 12월4일 일본 산요·스미코토 등과 합작회사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하는 등 전자산업으로의 진출을 시작했다. 전자 산업 진출 당시, 현재 LG로 이름을 바꾼 금성사 등 업계의 반발이 상당했지만 삼성그룹은 전자산업 진출을 강행했다고 한다.


  아울러 건설업과 중화학공업, 석유화학산업, 관광·서비스산업에 진출했으며, 그룹 내 전자회사를 계열화하면서 그룹 다각화에 열을 올렸다. 삼성그룹은 1974년 12월 미국과 합작해 설립한 한국반도체의 내국인 지분을 인수, 1977년 12월에는 나머지 지분까지 인수하면서 1978년 3월 삼성반도체를 출범했다.


  ◇반도체 산업 진출, 휴대전화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던 1980년대에 삼성그룹은 계열사 내부에서의 다각화를 진행했다. 또 개인용컴퓨터(PC)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영향력 확장, 부설연구소 설립 등을 통한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했다.

 

1983년 2월에는 현재 삼성전자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반도체 산업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64K 디램 개발에 성공했으며 경기 기흥에 반도체공단을 구축하는 등 신사업 분야를 추진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1987년 11월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 사망 이후 삼성그룹은 한 차례 계열 분리를 했다. 핵심 경영권은 3남인 이건희(76) 회장에게로 돌아갔으며 전주제지, 제일제당, 제일합섬, 신세계백화점·조선호텔은 그룹에서 떨어져 나갔다.


  계열 분리 이후에 삼성그룹은 본격적으로 전자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 대기업집단으로 거듭났다. 삼성그룹은 1993년 이른바 '신경영'을 내세우면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주창했다.


  1994년 10월 첫 애니콜 제품인 'SH-770'를 내놓는 등 휴대전화 시장에서 본격적인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이때 삼성그룹은 1995년 500억원 상당의 불량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등 품질경영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삼성그룹의 다른 한 축인 금융계열도 90년대에 구축됐다. 삼성그룹은 1988년 3월 삼성신용카드·동성투자자문을 설립하고 1991년 11월 현재의 삼성증권이 되는 국제증권을 인수했다. 1993년에는 삼성파이넌스와 삼성JP모건투자신탁을 세우면서 보험·증권·카드 등을 아우르게 됐다.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 주도…미래 먹거리는 고민

 삼성그룹도 20세기 말 IMF 외환위기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다. 1999년 보광 등이 계열 분리를 했고, 홈플러스가 매각됐다. 2000년에는 삼성자동차도 매각했다.


  2000년대 초반 삼성그룹은 닷컴열풍에 발맞춰 e-삼성을 설립하고 당시 이재용(50) 부회장이 이를 '인터넷 지주회사'로 키우겠다고 했었으나 사업이 실패로 끝나는 일도 있었다.


  삼성그룹은 지난 2008년 비자금 사건으로 특별검사팀 수사를 받기도 했다. 특검 조사 이후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등 수뇌부 퇴진, 전략기획실 해체, 차명계좌 실명 전환 등의 내용이 담긴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이후 이건희 회장은 2010년 3월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삼성그룹은 2010년대 들어서 휴대전화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확고히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 7월 삼성전자의 액정디스플레이(LCD) 사업부와 자회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을 합병해 삼성디스플레이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 옴니아 등 시행착오를 겪고 갤럭시 브랜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변화한 휴대전화 시장을 다시 주도하기 시작했다.


  삼성그룹은 사업 구조조정도 병행했다. 먼저 2013년 삼성에버랜드에서 삼성웰스토리를 분사하고,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을 에버랜드에 양도했다. 2014년 11월에는 삼성테크윈·삼성종합화학 등 4개사를 한화그룹에, 2015년 10월에는 삼성SDI 화학 부문·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 등 4개사를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현재 삼성그룹은 전자 계열사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매출 239조5800억원, 영업이익 53조650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분야에서의 영업이익만 35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주력인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산업 등에서의 경쟁 강도가 세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성장 동력을 찾아 변화를 도모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그룹은 전장·바이오산업 등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