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가계빚 취약차주 150만명, 금리상승에 직격탄

취약차주 149만9000명…부채규모는 82조7000억 돌파
대출금리 1.0%p 오르면 취약차주 이자DSR 1.7%p 상승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가계빚 취약차주가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오르면 일반 차주에 비해 이자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 가계부채의 '취약 고리'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18년 3월)'에 따르면 취약차주 수는 지난해말 기준 149만9000명으로 전년(146만6000명)보다 3만3000명 늘어났다. 전체 가계대출자(1876만명)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간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7~10등급) 이거나 저소득(소득 하위 30%)자인 경우 취약차주로 분류됐다.


이들이 보유한 대출 규모는 전년보다 4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82조7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가계대출(1370조1000억원)의 6.0%를 차지한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까지 해당하는 차주도 41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2000명 늘었고, 대출 규모도 12조7000억원으로 5000억원 증가했다.


취약차주 수와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시장금리가 벌써 오르고 있는데다, 앞으로 한은의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는 오를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가 오르면 취약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은 일반 차주에 비해 훨씬 커진다. 한은이 지난해말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차주별 이자 DSR(이자 상환액/연소득) 분포를 취약차주와 비취약차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비취약차주의 이자 DSR은 평균 8.7%로 대출금리가 100bp(1.0%p) 오르면 10.1%로 1.4%p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취약차주의 이자 DSR은 24.4%로 출발해 26.1%로 1.7%p 상승했다. 일반 차주에 비해 이자상환 부담이 0.3%p 더 많아진다는 얘기다. 금리가 오를 수록 두 차주간 이자 DSR 격차는 벌어졌다. 금리가 300bp(3.0%p) 오르면 비취약차주는 12.8%로 4.1%p 높아졌지만 취약차주는 29.2%로 4.8%p 뛰었다. 500bp(5.0%p) 오르면 비취약차주는 15.6%로 6.9%p 올라갔고, 취약차주는 31.9%로 7.5%p 상승했다.


취약차주 가운데 이자 DSR이 40% 이상인 '고(高) DSR' 차주의 비중도 대출금리 상승과 함께 크게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1.0%p 오르면 이들 차주 비중은 19.5%에서 21.8%로 2.3%p 늘었다. 동일한 금리상승으로 비취약차주 중에서는 고DSR 차주가 0.8%p 늘어나는데 그쳤다.


실제 취약차주의 금융기관별 대출 비중을 보면 은행권은 33.6%인데 반해 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권은 66.4%로 두배 이상 많은 편이다. 비은행금융기관별로는 상호금융(26.2%), 여신전문금융회사(15.5%), 대부업(10.2%) 등이다.


한은은 "현재 부채를 진 가계의 소득이나 자산 규모 등을 감안할 때 금리상승으로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은 커질 가능성이 있어 재무건전성 변화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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