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국지엠, 해법 찾은 금호타이어 영향 받을까?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한국지엠이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더블스타 매각에 영향을 받아 노사간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1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광주공장 운동장에서 찬반투표를 실시, 60.6% 찬성율로 해외매각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빠른 시일 내에 중국 더블스타와 공식 매각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한 긴급자금 수혈에 나선다. 자금 규모는 2000억원이다. 이 자금은 만기가 예정된 채무상환과 3개월치 채불임금 등에 쓰인다. 아울러 보유 중인 기존 금호타이어 채권 만기도 5년 연장하고 금리 인하를 통해 연간 233억원의 이자를 절감해 줄 예정이다.


  '고통분담'을 강조하며 정치적 논리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정부와 청와대의 입장은 한국지엠 사태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4년간 3조원에 이르는 누적적자를 낸 한국지엠 노사는 최근 자구안 마련을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엠의 모회사인 제네럴모터스(GM)측은 한국 정부에 이달 20일까지 자구안을 내기 위해서는 지난달 말까지 노사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부도'까지 언급했지만, 노사가 절충점을 찾지 못하며 시한을 넘겼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지급돼야 할 직원들의 지난해 성과급과 희망퇴직 위로금, 협력업체 대금 등이 어려워졌다.


  GM은 인건비 감축 등 흑자가 가능한 수준의 구조조정을 전제로 27억 달러(약 2조9000억원) 규모의 기존 대출을 전액 탕감, 출자 전환하고, 신차도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GM의 자구안을 전제로 한국지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흑자가 가능한 수준의 구조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지엠의 최근 4년간 평균 손실은 7500억원이다. 최근 실시한 2500명 희망퇴직으로 인건비·부대비용 약 4000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 노사는 기본급 동결, 무(無)성과급 등에 이미 합의한 상태다. 남은 부분은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복리후생비 중 일부다. 폐쇄가 결정된 군산공장에서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직원 680명에 대한 조치도 노사간의 다툼거리다.


  한국지엠 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군산공장 직원에 대해 2차 희망퇴직을 실시한 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직원들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를 철회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을 지켜야 하는 노조로서 공장 폐쇄에 찬성할 수는 없다"며 "남은 직원의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금호타이어 사태에서 경제논리로 접근하겠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인 만큼 한국지엠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GM의 책임있는 역할, 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장기적 경영정상화 방안 등 3대 원칙에 따라 지엠사태를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금호타이어에 비해 지역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큰 만큼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지엠의 주채권자는 모기업인 GM이어서 금호타이어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고, 체급과 영향 역시 금타보다 훨씬 큰 상황"이라며 "상황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지엠 문제를 경제논리로만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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