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국지엠, 판매망 흔들리고 내수는 '반토막'

내수 반토막 한국지엠...판매조직마저 휘청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최근 4년간 3조원에 이르는 누적적자를 내며 군산공장 폐쇄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간 한국지엠의 내수판매가 두 달 연속 반토막났다. 판매 급감으로 영업조직이 무너지고, 협력업체가 줄도산할 위기에 처하며 위기가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3월 한 달간 내수시장에서 6272대의 차량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7.6% 하락한 수치다. 군산공장 폐쇄 직후인 2월 전년 동기 대비 48.3% 감소한 5804대를 판매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극심한 판매부진을 나타낸 것이다.


  '한국철수설', 배리 엥글 사장의 '부도' 언급 등으로 A·S 등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증가하고, 딜러 판매망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의 내수판매는 지난해 3월 1만4779대를 나타낸 후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왔다. 4월에 1만1751대로 내려선 후 5월 1만1854대, 6월 1만1455대, 7월 1만801대, 8월 1만4대 수준을 유지하다 철수설이 불거진 9월 8991대, 10월 7672대로 떨어졌다.


  이후 연말 프로모션으로 11월 1만349대, 12월 1만1852 등 1만대선을 회복하는 듯 했지만 올 들어 군산공장 폐쇄 등 악재가 터지며 1월 7844대, 2월 5804대, 3월 6272대 등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엠 차량이 팔리지 않으면서 생활고로 고통받던 영업사원이 줄줄이 떠나가고, 협력업체도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영업사원 500여명이 올 들어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3500여명이던 영업 대리점 직원 규모는 1년 사이 2700여명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은 직영점 없이 100% 대리점과 계약을 판매해 차량을 판매해왔다. 이 때문에 직원 수입의 대부분이 차량판매 실적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부품협력업체들은 3일 여의도 산업은행 보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지엠에서 생산된 차가 팔리지 않아서 매출 또한 급감하고 있다"며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데 이제 협력업체는 버틸 힘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협력업체들의 연쇄 도산을 막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재앙에 가까운 실직 사태를 맞게 되고 그것은 국민들의 고통으로 그대로 전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지엠의 조속한 신차 배정 결정과 노조, 정부, 산업은행 모두 긴박감을 갖고 경영정상화를 진행해 달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지엠의 협력업체가 줄도산하고, 판매망이 붕괴될 것"이라며 "비용감축을 통한 자구안 마련과 제네럴모터스(GM), 정부의 지원이 늦어지면 심폐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2018년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놓고 여전히 힘겨루기 중이다. GM이 제시했던 데드라인인 지난달 말을 넘기고, 현재까지 8차 교섭 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복리후생비와 군산공장 문제에 대한 노사간의 이견이 큰 상황"이라며 "진전되는 내용이 없다보니 교섭일정을 잡는 것 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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