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KAIST, '킬러로봇' 개발 의혹?...국제적 논란 중

50명이 넘는 로봇전문가 "KAIST, 연구 보이콧"
킬러로봇, '제3의 무기혁명' 촉발...세계적 논란
신성철 총장 성명서 "킬러로봇 개발 의도 없다"
KAIST "한국 무기개발 시스템, 대학 참여 못해"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국내 최대 과학기술대학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킬러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KAIST는 "한국 무기개발 시스템에 대학이 참여할 수 없다"며 공식 부인했다. 이번에 의혹을 제기한 로봇 전문가에게도 충분한 해명을 통해 "의혹이 해소됐다"는 답신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깔끔하게 종결되지 않는 건, 인공지능 기술이 급진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 등에서 신무기 개발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가시화면서 세계적으로 킬러로봇 개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50명이 넘는 세계 로봇 전문가들이 카이스트에 문을 연 '국방 인공지능(AI) 융합연구센터'와의 연구를 보이콧했다.


  로봇 전문가들은 다음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차원의 자율살상무기 관련 논의를 앞두고 이날 카이스트에 공개 서한을 보냈다.


  KAIST의 연구센터가 AI 기술을 이용한 '킬러 로봇'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다. 앞서 KAIST는 올해 2월20일 한화시스템과 공동으로 국방 AI 융합연구센터를 개소했다. AI 기술과 국방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의도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킬러로봇 개발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는 점이 이번 논란을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이세돌과 대결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를 개발한 '딥마인드 테크놀로지'의 무스타파 술레이먼 등 전 세계 26개국의 정보기술(IT)및 로봇 전문가 116명이 유엔(UN)에 공동서한을 보내 이른바 '킬러 로봇'을 금지할 것을 재차 촉구하기도 했다. 


  로봇 전문가들은 킬러로봇이 전쟁에 사용될 경우, '제3의 무기 혁명'을 가속화하고 이로 인해 인류가 입을 피해는 막대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자동화 무기 등 킬러로봇을 국제협약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영국 정부는 이미 규제론에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바있다. 미국 국방부 역시 전쟁에 투입할 수있는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개 서한을 주도한 토비 월시(Toby Walsh) 뉴사우스웨일스대 AI 담당 교수는 "우리는 아무도 원치 않는 군비 경쟁에 갇혀 있다"며 "카이스트의 움직임은 무기 경쟁만 가속화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공개서한에 참여한 전문가 전원에게 성명서를 보냈다. 신 총장의 성명에 일부 전문가들은 의혹이 해소됐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장은 성명을 통해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카이스트는 킬러 로봇을 개발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신 총장은 "교육 기관으로서 우리는 윤리적 기준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카이스트는 인간의 통제력이 결여된 자율살상무기를 포함해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연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KAIST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무기개발 시스템에서는 대학이 무기개발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며 "연구센터의 설립 목적은 살상용 무기 또는 공격용 무기개발이 아니다"라고 해명에 나섰다.


  이어 "연구센터는 방위산업 관련 물류시스템, 무인 항법, 지능형 항공훈련 시스템 등에 대한 알고리즘 개발이 목표"라며 "개소식에서도 국방 인공지능 융합과제 발굴, 연구 및 기술자문, 연구인력 상호교류 및 교육 등을 통한 협력을 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한화시스템도 킬러로봇 개발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국방 AI 융합연구센터는 미래 병력감축 대비 및 인명피해 감소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의 무인기술 개발이 목표로서, 살상무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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