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올 3월 실업률 17년 만에 최악…'고용시장 여전히 위축'

3월 취업자 증가폭 11만2000명↑…두달째 10만명대
실업자 125만7000명…외환위기 이후 최고
실업률 4.5%…청년실업률 11% 돌파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전체 실업자 수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두 달 연속 10만명대에 머무르면서 고용시장 전체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정부가 출범한 지 약 1년이 다 되가는 상황임에도 고용한파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 수는 265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2000명(0.4%)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지난해 9월 31만4000명을 기록한 뒤 10월부터 석달 연속 20만명대에 머물렀다. 넉 달만인 올 1월(33만4000명)에 30만명대를 회복했지만 2월(10만4000명)에 10만명대로 뚝 떨어진 뒤 두 달째 10만명대에서 주저앉고 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두 달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6년 4~5월 이후 처음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과거에 건설업은 취업자가 10만명 이상씩 증가하면서 전체 취업자 증가를 견인했으나 최근에는 건설수주 물량, 착공현황이 감소하는 추세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감소가 지속되면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교육서비스업도 감소세다"고 설명했다.


이어 빈 과장은 "다만 인구증가폭 자체가 예전에는 4~50만명 정도였지만 3월에는 25만4000명에 그쳤다"며 "작년 3월 취업자가 46만3000명 증가했는데, 이례적으로 많이 증가한 것이었다. 그런 기저효과도 취업자 증가폭 둔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산업별 취업자 수를 보면 괜찮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455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000명(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8만8000명, 4.6%),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5만9000명, 5.7%), 건설업(4만4000명, 2.3%),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4만4000명, 10.5%) 등에서 증가했다.


반면 최저임금 상승으로 실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됐던 숙박 및 음식점 취업자 수는 222만명으로 1년 전보다 2만명(-0.9%) 줄었다. 전달(-2만2000명)보다는 감소 폭이 축소됐다.


도매 및 소매업(-9만6000명, -2.5%), 교육서비스업(-7만7000명, -4.0%), 부동산업(-3만명, -5.7%) 등에서 취업자 수가 줄었다.


빈 과장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고용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찾기 힘들다. 실업자가 된 경우라도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고 했다.


자영업자는 56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1000명(-0.7%) 감소했다. 자영업자는 2016년 8월 이후 지난해 8월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하다 올해 2월(-4만2000명)부터 두 달 연속 감소세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6만3000명 늘었으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없자는 10만3000명 줄었다. 다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만큼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2%로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고용률은 지난 2월에도 0.2%포인트 하락한 59.2%를 기록햇는데 두 달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연령별로는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42.0%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40대(78.6%)와 50대(74.5%) 고용률이 각각 0.3%포인트, 0.4%포인트씩 내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1%로 1년 전과 같았다.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데 실업 지표도 크게 악화됐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25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명(10.6%) 증가했다. 3월 실업자 수는 통계 작성 방식이 변경한 1999년 6월 이후 3월 기준으로는 최대 수준이다.


청년(15~29세) 실업자는 5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8000명(3.6%) 증가했다. 실업률은 4.5%로 0.4%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01년 3월(5.1%)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다. 50대 고용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60대의 고용시장 진입은 늘었고 9급 공무원 시험으로 인해 청년들의 구직활동도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빈 과장은 "전체 고용상황이 나빠지는 부분도 있고, 특히 50대는 고용률이 최근 하락추세다. 또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노인 대상 일자리 사업을 많이 진행하는 시기라, 60대 실업률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9급 국가직 시험을 2월 말에 치르면서 3월 실업자로 포착돼 청년층 실업률을 높이는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년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한 11.6%였다. 이는 2016년 3월 11.8%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다. 청년들 열에 하나 이상은 실업 상태라는 뜻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8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2000명(0.1%) 늘었다.


이중 취업을 위한 학원·기관 수강 등을 포함한 취업준비생은 69만6000명이었다. 1년 전보다 1만2000명(1.8%) 늘어난 수치다. 또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래 3월을 기준으로 최대다.


빈 과장은 "20대 후반은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가장 구직활동을 활발히 하고 취업준비도 많이하는 연령대다"며 "최근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다보니 취업준비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47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9000명 늘었다.


전체 연령층의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은 12.2%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체감 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고용보조지표3은 24.0%로 1년 전과 같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청년고용 부진, 구조조정 위험 등에 대응해 청년 일자리 대책과 추가경정예산을 차질 없이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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