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은 기준금리 동결에 국고채 금리 일제히 하락

"채권시장, 한-미 금리 역전 중요 변수될 것…불확실성 당분간 지속"
"트럼프, 안전자산 선호 심리 자극…5월까진 채권 수혜 이어질 것"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12일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9bp(1bp=0.01%p) 내린 연 2.156%로 장을 마쳤다. 1년물은 0.6bp 내린 연 1.863%, 5년물은 1.2bp 내린 연 2.378%로 마감했다.


중·장기물은 하락 폭이 더 컸다. 10년물은 연 2.577%로 1.6bp 내렸고,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2.6bp, 1.7bp 하락 마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현재의 연 1.50%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6년여만의 인상 후 5개월째 금리는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금융시장에선 이미 동결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채권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9.0%가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측했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한은의 기존 통화 정책 기조에 부합한 결과"라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 북한 관련 외교 일정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경기 부양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추가 금리 인상은 하반기로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향후 채권시장에선 해외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미 간 정책 금리 역전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오 연구원은 "한-미 채권금리 역전의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한국과 미국의 채권수익률 곡선은 모든 채권 만기에서 한국보다 미국 채권 금리가 높은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으며 국내·외 금리 역전 문제가 금융시장뿐 아니라 국내 통화정책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시장에선 금리 역전 심화가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될 것이며 국내 통화정책에선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을 일정 수준 이내에서 관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올해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할 때 채권투자에서 다시 방어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한-미 금리 역전으로 단기성 투자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크게 우려할 바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이후 가진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단기외채비율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중엔 중·장기 성격의 자금 비중이 여전히 높다"며 "단기성 자금을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면밀히 지켜보고 필요하다면 조치할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G2 무역 갈등, 시리아를 중심으로 불거진 중동 리스크 등이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금리 동결은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존재해 향후 채권시장의 키는 해외 재료가 좌우하겠다"며 "특히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신 연구원은 "G2 무역 갈등이 근본적으로 해결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간헐적으로 금리 하방 압력으로 작용 가능한 요인"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러시아와의 대결 국면이 펼쳐진 것 역시 금융시장이 회피하는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 역시 미국과 중국 양국이 협상 모드에 들어갔으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으리라는 데 공감했다. 그는 "갈등이 무역 전쟁으로까지 비화하진 않을 것이란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라면서도 "협의 단계에서 또 다른 정치적 고려가 들어갈 수도 있으니 분쟁이 해소되길 기대하긴 어렵지 않나 싶다"고 언급했다.


김지안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협상 기간으로 자주 언급되는 2개월 정도는 리스크가 이어질 것"이라며 "안전 자산 선호에 따른 채권 수혜가 5월 중순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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