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다산 신도시 택배 분쟁, 협의점 못찾고 장기화 될 듯

입주민, 표준 약관에 따라 배송품 집 앞까지 배달하는 것이 원칙
택배업체, 표준 약관 강제력이 없어서 다산 신도시는 배달 불가
일부 쇼핑몰, 다산신도시 판매 금지…사회 문제로 불거질 소지도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경기도 남양주 다산 신도시에서 불거지고 있는 택배 분쟁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택배 업체가 준용하는 표준 약관에 따라 배송품을 집 앞에까지 배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택배 업체 측은 표준 약관이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다산 신도시의 경우 집앞 배달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라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냉동, 신선식품 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사이트에서는 다산 신도시로의 판매를 중지한다는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다산 신도시에서 발생한 택배 대란이 또 다른 사회 문제로 불거질 소지가 있다는 말이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 지 주목되는 이유다.


  15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다산 신도시 택배 분쟁은 지난달 단지 내 택배 배달을 하던 차량이 후진을 하면서 아이가 차에 치일 뻔 한 사고가 발생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관리사무소 등을 찾아 사고 재발 방지책 등을 요구했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장들이 구성된 대책회의에서는 단지내 안전을 위해 택배차량 출입을 금지시키기로 결정했다.


  이후 단지 내 지하주차장과 지상주차장 통로에 대한 택배차량 출입 금지를 시행했다. 이에 일부 택배 기사들은 손수례를 이용해 배송을 실시하기도 했지만 물량이 많았던 CJ대한통운은 배송을 거부했다.


  이에 입주민들은 택배업체가 준용하는 표준약관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원칙대로 집까지 배달을 해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택배업체들은 표준 약관은 강제성을 띄지 않고 있는데다 택배기사가 집앞까지 배송할 수 있는 방법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상황에서 집앞까지 배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항변했다. 


  집앞까지 배송을 하려면 택배기사들이 손수레를 이용해야 하는데 아파트 단지 규모가 작지 않아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해당 아파트로 향하는 물건에 한해 택배비를 올려 받는 것도 힘들어 아파트 입주민들과 타협점을 찾지 못할경우 현재와 마찬가지로 특정 장소에 택배를 배달하는 방식을 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길어질 경우 택배업계 측과 아파트 입주민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택배업체의 경우 현재 임시 택배보관소 처럼 이용하고 있는 임시주차장에 물건을 쌓아놓는 것이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배송되는 물건이 파손될 경우 택배회사가 물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입주민들도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일부 쇼핑몰에서 이미 다산 신도시 주민에게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택배 배달이 흔해진 요즘 집에서 택배를 못받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입주민대표자회의 등과 원만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택배업체도 입주민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