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남북철도·도로 연결 기대에 경협株도 '널뛰기'

건설·철강금속·전기가스·섬유의복·종이목재 주도주 부상
"경협주, 테마주 움직임과 유사할수도..변동성 확대 유의"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지난 27일 남북 정상이 만나 '판문점 선언'을 통해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의 연결을 명시하며 남북경협주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30일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국내 증시를 이끌어왔던 IT주와 바이오주가 주춤한 사이 철도와 건설주는 물론 철강금속·전기가스·섬유의복·종이목재 종목이 향후 주도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한미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남아 있어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체적인 경협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남북경협주가 당분간 테마주처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앞서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남북협력사업과 같이 실리적인 내용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남북의 중단된 철도 및 도로를 연결하자는 언급이 있었다. 특히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에 활용되는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현대화가 판문점 선언에 전격적으로 담겼다. 


현재 경의선은 지난 2003년 준공된 철도로 개성공단과 연결되는 주요 철도로 활용됐으나 시속이 40km에 지나지 않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로 향후 도로 및 철도 현대화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강릉까지 이어진 남측 구간과 북측의 라진∼제진 구간을 연결하는 철도다. 향후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연결하면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3대 벨트 중 하나인 동해권 에너지, 자원벨트를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로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실질적인 1호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나옴에 따라 향후 추가 경협사업 논의가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철도, 도로, 항만 등에 국한한 국내 토목의 시장 규모는 14조원이었다"며 "국내 토목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남북 경협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수주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돼 국내 건설 및 건자 재업에게 무차별한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국토연구원의 북한 인프라 조사 자료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신설 및 노후화 교체가 필요한 기간 인프라 사업규모는 44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남측과 밀접한 지역을 위주로 재산출하면 30~35조원에 이른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경협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코스피보다 오히려 관련 업종 주가에 관심이 집중된다"며 "업종별로는 남북경협 관련 건설, 철강금속, 전기가스, 섬유의복, 종이목재 등이 5대 업종이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남북경협과 관련된 5개 업종의 1, 2차 남북정상회담 이전 3개월 동안에 형성된 저점과 남북정상회담일의 주가 수준을 비교한 결과,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5개 업종 주가의 절대수익률은 직전 3개월 저점 대비 평균 20.2%올랐다.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의 경우에도 5개 업종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9.9%에 달했다. 


이 팀장은 "1,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관련업종의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 상승에 기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업종주가상승률에서 코스피 상승률을 차감한 초과수익률 역시 동일 기준을 적용하면, 1차는 11.7%포인트, 2차는 7.1%포인트를 기록했다"며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관련 업종 역시 정(+)의 주가상승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구체적인 경협 계획이 나올 때까지 주의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내놨다.


한지영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6월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거쳐 대북제재 해제, 비핵화 구체화, 종전 현실화 등이 결정될 전망"이라며 "그 전까지 남북경협 관련 업종들은 실적베이스가 아닌 테마성격으로 주가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업종들의 주가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와 북한의 개혁개방으로 인한 건설·시멘트 투자 확대를 이야기 한다"며 "본격적인 남북경협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완료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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