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반도 '봄바람'에 탄력 받은 코스피...'북미회담' 으로 이어지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첫 걸음..코스피 고점 돌파 시도
"주식시장 빠르게 현실화될 가능성도" 낙관론 경계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증권가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세계의 시선이 북미정상회담으로 쏠리고 있으며 코스피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2500선을 재돌파한 데 이어 5월에도 상승 탄력을 이어갈 지 주목하고 있다.


과거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때는 닷컴 버블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오히려 코스피지수가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 확장 국면인데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미·중 무역전쟁 등의 우려가 다소 잦아들었다는 점이 5월 국내 증시의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검증받고 이에 따른 경제 제재의 해제, 경제협력의 진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주식시장이 되돌림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지난 27일 남북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을 통해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추진에 합의했다. 또 이를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고, 민간교류와 협력 방안도 향후 강화키로 했다.


회담 후 첫 거래일인 지난 달 3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492.40)보다 22.98포인트(0.92%) 오른 2515.38에 마감했다. 종가를 기준으로 코스피가 25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월2일(2525.39) 이후 석 달여 만이다. 외국인은 지난 4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최근 사흘간 5746억원어치 사들이며 국내 증시를 끌어올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은 완전 비핵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의 전초전 성격으로 방향판 역할을 할 것"이라며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북미회담에 앞서 3,4주 동안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사전조율이 물밑에서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므로 5월 말에 열리는 북미회담은 결정을 알리는 선언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반도 긴장 완화 및 평화통일 가능성은 이머징 대비 저평가된 한국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 해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만일 한반도 긴장 완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3분의 1 정도 해소된다면 코스피는 12%, 즉 4월 평균인 2455p대비 295포인트 상승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 저평가를 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는 낮은 배당성향, 높은 이익 변동성,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의 계기가 되는 첫 걸음으로 향후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4자 회담에서 평화 체제를 논의한다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 증시는 미국 시중금리 상승과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경기 사이클 후반 등 앞서 있던 우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지수 반등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 예상밴드는 2450~2590선으로 연중 고점 탈환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금리 변동성 확대와 보호 무역주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악재가 겹치며 주식시장은 3개월째 2400선을 횡보했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6월 초까지 기대감은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5월 코스피 예상밴드는 2430~2580선"이라고 제시했다.


다만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북한의 완전 비핵화(CVID) 수용 여부 등 협상에서 실질적인 결과를 내려면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검증 받고 경제 제재의 해제, 경협 진행 등이 효과를 발휘하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남북 경제협력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제의 완화 혹은 철회가 전제돼야 하고,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 비핵화(CVID)도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이미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고,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며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실현되기까지는 비핵화 검증과정과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신뢰 축적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6개월 혹은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중요하다"며 "상승세를 재개하고 있는 미국 채권금리 부담과 미중 무역분쟁 이슈는 증시 불확실성 변수다. 미중 무역분쟁의 1차 결론과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코스피는 방향성 부재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년 만에 처음으로 연 3%를 돌파하며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현재 국채 금리는 6거래일 만에 다시 3% 밑으로 떨어지며 안정을 찾은 상태다.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중국 시진핑 주석의 개방과 협력 강화 기조로 누그러진 상태이나 트럼프발 무역분쟁이 재차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됐던 경우를 보면 당시 주식시장의 기저가 더 중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북한의 실질적 경제 규모와 비핵화 이행 단계 등을 고려할 때 당장은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이 빠르게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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