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제유가·정제마진 상승세로 '정유업계' 2분기 실적 양호할 듯

국제 유가 지속 상승할 경우 석유제품 수요 줄여 매출 타격 '우려'
글로벌 업체 정제설비 증설 없지만 아시아 국가 수요 높아 긍정적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올해 1분기 다소 주춤했던 국내 정유업계는 국제 유가와 정제 마진 상승세에 힙입어 2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결국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유업계의 입장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제재'를 재개할 경우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 등에 영향을 받아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22센트 오른 71.36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6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27센트 오른 배럴당 77.4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상승은 정유업계에 희소식이다.


  정유업계는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하는데 원유를 구입한 시점보다 판매하는 시점에 국제 유가가 급격히 올랐을 경우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이 지난해에 비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 전망을 밝게 한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등 원료비 값을 뺀 마진을 뜻하며 단 기간동안 정유업체의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정유업계에서는 정제마진 손익 분기점을 약 4달러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초 정제마진은 5.9달러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2~3월에는 7달러 대를 유지했고 4월에는 6.1달러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지난주 말 기준으로 6.7달러 수준까지 회복했다.


  정제마진은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높다.


  업체별 정제설비 가동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정유업계의 2분기 호실적 예상에 힘을 싣는다.


  최근 글로벌 정유업계는 전기차 수요 증가로 가솔린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과 국제해사기구의 정책 변화로 선박연료가 대체연료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정유업체들의 설비 증설이 최근 3년동안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반해 수요는 공급보다 많은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가입되지 않은 국가들의 수요는 연평균 100만 b/d(barrels/day) 증가하고 있다. 


  즉 증설은 없는데 아시아국가를 중심으로 한 수요가 증가해 국내 정유업계에 긍정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보면된다.


  정유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자동차용 석유제품 시장이 성수기에 진입하는 한편 미국, 유럽 등 주요시장에서의 등유·경유 재고가 하락하면서 석유제품에 대한 수익성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에쓰오일은 2분기 전망과 관련해 역내 신규시설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 전망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강한 수요 성장세와 역내 정유업체들의 봄철 정기보수로 견조한 정제마진을 유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정유업체의 정기보수가 종료됨에 따라 공급이 증가해 2분기부터 등경유 가격은 점진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드라이빙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휘발유 제품 수요는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정유업계가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이다.

  원유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원가 부담이 생길 수 있고 고유가 시대가 이어질 경우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정제마진도 크게 하락할 공산이 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정유업계 실적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오른 유가 상승분을 반영하다보니 수익성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며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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