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원유펀드, 국제유가 따라서 연일 高高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 등에 따른 공급 부진에 대한 우려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뛰어오르고 있다.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판매 중인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원유펀드 4개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 평균은 23.5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원유펀드가 소속돼 있는 커머더티(Commodity·원자재)형 펀드의 같은 기간 수익률(4.31%)을 5배 이상 상회하는 것이다.


개별 펀드를 보면 'KBSTAR미국원유생산기업상장지수(주식-파생)(합성H)'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8.75%로 가장 높았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가 22.33%로 뒤를 이었으며 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H)'와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도 각각 21.70%, 21.4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대로 원유 선물 가격이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구조인 '미래에셋TIGER원유인버스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H)'와 '삼성KODEXWTI원유선물인버스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H)'는 최근 3개월 동안 각각 -19.15%, -18.93%의 수익률를 기록,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안겼다.


지난 2016년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라 산업 생산량이 늘어나고 에너지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산유국들의 감산 속에 베네수엘라와 리비아가 각각 경제위기와 정세불안으로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지며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경제 압박을 강화하면서 원유 공급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국제유가는 더 큰 자극을 받는 모양새다


 그 결과 지난 17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79.30달러에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는 배럴당 80.50달러까지 상승했다. 브렌트유가 80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2014년 11월 24일 이후 3년 6개월 만이었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 등의 영향으로 브렌트유 가격은 한 달 전보다 10%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70달러를 상회하며 3년여 만에 고점을 탈환한 상태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 가격은 71.49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국제유가가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본격화돼도 원유 공급 감소는 생각 만큼 크지 않을 것이며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6월 제174차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총회에서 석유시장이 과열됐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주요 산유국들은 조기에 출구 전략을 실행할 전망"이라며 "사우디 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2위 산유국으로 등극한 미국도 아직 원유 생산량보다 소비량이 많은 순수입국이라서 가파른 유가 상승을 반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기인한 유가 강세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추세적인 상승보다는 점진적인 안정화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며 WTI는 배럴당 55~75달러, 브렌트유는 60~8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윤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 및 은행에 대한 제재인 '세컨더리 보이콧'을 미국이 시행하더라도 이란의 생산 감소분은 하루 20~30만배럴에 그칠 전망"이라며 "우려와 달리 실제 원유공급 차질이 미미해 유가가 기조적으로 70달러대를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하지만 미국의 대이란 제재 발언이 나올 때마다, 투기 자금 유입으로 WTI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된 움직임이 예상된다"며 "미국의 이란 제재 관련 추가 발언이 나오면서 일시적으로 75달러 위로 오를 수 있겠지만 수급의 변화는 미미해 연내에 70달러선 안팎에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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