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한항공 직원연대 순수성에 의심?

민노총 세력 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의미 퇴색 및 동력 상실 가능성
4차 집회 참여한 대한항공 직원들 갸우뚱…'결국 민노총인가' 반응 많아
일반 직원이 본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대한항공직원연대 이끌기 어려워
대한항공 노조 "민주노총과 관계된 인물 사회보고 집회 돕는 모습 포착"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한진그룹 오너 일가를 경영 일선에서 퇴진시킨다는 목적 아래 대한항공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뭉쳐 높은 평가를 받았던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순수성'을 의심 받고 있다. 


  그동안 4번의 촛불집회를 개최한 대한항공 직원연대의 뒤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숨어있는 것 같다는 정황이 다수 포착되면서다.


  최근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는 직원연대를 이끌어온 관리자가 민주노총 소속 인물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일 경우 의미 퇴색은 물론 활동 동력도 상실될 가능성이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태 이후 조양호 회장 오너 일가의 갑질 파문이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등장했다.


  관리자로 지칭되는 인물은 지난 4월30일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촉구 촛불집회'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다. 당시 개설된 채팅방의 주된 목적은 한진 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갑질을 제보하기 위함이다.


  참여자도 급속하게 늘어나 개설된 지 하루만에 1000여명을 돌파했으며 채팅에 참여하지 못하는 직원들의 요구로 추가 채팅방이 개설되기도 했다. 현재는 제보를 위한 채팅방 3개, 집회를 위한 채팅방 2개로 늘어났다.

  개설된 채팅방에서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갑질 사례 등이 폭로되는 한편 본격적인 퇴진 운동을 벌이기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


  촛불집회를 계획할 때 관리자는 대한항공 노조의 지원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외부 지원을 받을 경우 자짓 이번 촛불집회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는 것이 관리자의 설명이다.


  직원들 역시 관리자의 이 같은 말에 쉽게 수긍했다. 그동안 대한항공 노조가 직원들 편에 서서 직원들의 권익을 대변하지 못해왔다는 뿌리깊은 불신이 이 같은 상황을 만든 것이다.


  벤데타 가면을 착용한 채 촛불집회를 진행한다는 것도 관리자를 비롯해 주최측의 아이디어다. 회사 측에서 참여자에 대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벤데타 가면은 제3차 세계대전 이후 왜곡된 질서를 강요하는 정부의 폭력과 압제에 맞서는 인물들을 그린 '브리 포 벤데타'의 주인공이 착용한 가면이다.


  자금은 한 언론사를 통해 조달했다. 이들은 후원금 형식으로 집회를 위한 자금을 모았으며 후원금은 하루만에 목표치를 채웠다. 이후 일주일 간격으로 촛불집회가 열렸으며 지난 25일까지 포함해 총 4번의 집회가 열렸다.


  하지만 4번째 열린 집회에 참여한 대한항공 직원들의 반응은 이전과는 달랐다.


  관리자를 비롯해 주최측은 이날 오너 일가 비리와 갑질에 대해 더욱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한항공직원연대의 창립을 선언했다. 이들은 향후 홍보팀 신설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 사무직 직원(관리자)이 본인의 업무를 하면서 대한항공직원연대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수 있을 지 의문이 되는 부분이다. 홍보 파트 신설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지난 23일 박창진 사무장의 조합원 제명 무효 소송을 진행하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변호사를 선임했으며 이 변호사가 4차 집회에서 갑자기 단상에 오른 것도 의구심이 든다.


  가장 큰 문제는 직원들 사이에서 대한항공 직원연대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결성 당시부터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다보니 외부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높다.


  민주노총이 대한항공에 지부를 만들기 위해 조직적으로 대한항공 직원인 척 연기를 하고 직원들을 선동하고 있다는 주장도 비공개 원칙 때문에 비롯된다.


  대한항공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 A씨는 "서로가 누군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직원연대가 출범한다"며 "진에어 정비 건 등 회사 자체에 대한 음해성 언론 자료 배포 등을 보면서 처음 지지와 달리 이제는 직원 연대의 순수성이 심각하게 의심된다. 대한항공 직원이 아닌 외부 세력이 주도 하는 것 같아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기존 노조가 제 역할을 못했기에 직원연대 출범이라는 결과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노조도 현 결과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대한항공 노동자들간의 분열과 반복을 조장하는 직원연대의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발생하는 해노 행위에 대해 강력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노조는 "대한항공 직원연대의 실체가 익명성이라는 가면 아래 모호하고 매번 집회 때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간부가 준비를 주도하는 모습을 목도하게 됐다"며 "민주노총과 관계된 인물이 사회를 보고 집회를 돕는 모습도 지켜봤다"고 비판했다.


  이어 "직원연대는 지난 23일 박창진 사무장의 조합원 제명 무효 소송을 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 단톡방 내 어느 누구의 의견도 묻지 않은 독단적인 행보를 보였다"며 "뿐 만 아니라 그 소송 대리인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그 중심에 서 있음을 내비쳤다"고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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