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韓 디스플레이, 中 공습에도 하반기 반등 기대

OLED 강점 보유…대형 TV 호조·아이폰 출시에 기대↑
LCD 생산능력 중국에 추월…투자 확대는 여전히 부담
전문가 "융복합 시장 창출하고 맞춤형으로 생산해야"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업황이 악화된 디스플레이산업이 하반기에는 실적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과잉으로 인한 단가 급락, 스마트폰 등의 성장세 둔화로 상황이 좋지 만은 않지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TV 판매 호조와 아이폰X 신모델 출시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완만한 하향세가 전망된다.


디스플레이산업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29% 수준의 폭발적 성장이 이어졌다. 이후 10년간 패널가격 하락, 수요 증가, 시장 규모 확대의 사이클이 반복했고, 2017년 이후로는 LCD의 구조적 공급과잉에 따라 시장 성장이 정체됐다.


국내 ICT 제조업을 대표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매출 7조5400억원을 달성해 작년 동기 대비 3%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68% 감소한 4100억원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는 6년 만에 영업적자를 냈다. 중국 업체들의 공습에 주력 상품인 LCD패널 가격이 떨어지며 손실 규모만 1000억원에 육박했다.


대표적 패널인 LCD 생산능력은 지난해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  IHS마킷 분석 결과 세계 LCD 생산능력(면적기준) 비중을 보면 한국은 2016년 34.9%에서 지난해 30.0%로 5%포인트 가까이 떨어졌고 중국은 28.9%에서 34.1%로 증가했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 중이나 국내 기업들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올레드(OLED)패널 시장에서 여전히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9.1인치 이상의 대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출하량은 중국과 대만이 앞서나 매출액이나 면적은 아직 한국 제품이 15%포인트 정도 높았다.


LCD 편중으로 삼성디스플레이보다 고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최근 올레드 고객사를 다변화하면서 하반기 실적 개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TV시장 판매 1위 업체인 하이센스에 지난 2분기부터 올레드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올레드패널 최대 고객사로 떠오른 애플이 올레드 탑재 비중을 늘리는 점도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애플은 2019년 신제품 아이폰 세 개 모델에 모두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애플이 2019년에 LCD모델 한 개, 올레드모델 두 개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의 올레드 탑재 비중 확대에 따라 세계 중소형 올레드패널 매출은 올해 4분기에 처음으로 모바일 LCD패널 매출을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애플이 2019년 신모델 전량에 올레드를 채택하면 올레드 아이폰 판매량은 2019년 1.6억대, 2020년 2.3억대로 상향 조정된다"며 "현재 애플은 올레드 패널 전량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구매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공급업체가 필요하다. LG디스플레이가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대형 TV 판매증가로 TV용 LCD와 올레드 패널 출하량이 증가하고 가격 하락이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에는 못 미치지만 2016년보다 나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중국이 자국산업 보호 및 육성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은 '제조 2025'에 100인치 OLED 개발 목표를 제시해 OLED 연구소 설립 등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BOE, Tianma, CSOT 등 6개 기업에서 OLED를 양산할 예정이다.


대만도 위협적이다. 홍하이그룹의 팍스콘은 일본기업(샤프)을 인수하면서 LCD 시장의 확대뿐 아니라 샤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OLED 시장도 진입했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연규 실장은 "중국과 대만 등 경쟁국들의 부상으로 디스플레이산업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다양한 융복합 수요시장 진입을 위해 일률적인 대량 생산구조가 아닌 다양한 사이즈를 맞춤형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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