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진핑, 김정은 카드 美中무역갈등에 활용" 블룸버그통신

"미중갈등으로 중국의 대북 제재 흐트러질 수도"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방문이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역학 관계는 물론 미중 무역갈등에도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핵심적인 협상카드(a key bargaining chip)”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미중 무역 갈등에 대응하는 시 주석의 레버리지(지렛대)가 단지 대두 수입이나 보잉사 비행기 계약 체결 등 통상 문제를 넘어선 차원이라는 사실을 김 위원장의 방중이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중국이 미국의 최대 통상 교역국일 뿐 아니라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대북 경제 제재에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대화를 도울 수도 있고 깰 수도 있는 “당근과 채찍”을 모두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수입물량 중 80% 이상이 대중 무역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해 4월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 이후 시 주석은 유엔과 미국이 잇달아 내놓은 대북 경제제재에 적극적인 협력을 해 왔다. 그러나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정상회담과 최근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은 이러한 흐름에 미묘한 변화 기류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관세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15일 미국은 500억 달러에 해당하는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그에 상응하는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보들이 중국의 글로벌 리더 부상을 막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의심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문제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유사한 스타일의 민족주의 지도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케네디는 이들 두 지도자들이 서로의 행동을 따라하는 “미러링(mirroring)”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리더십 스타일과 정책 목표 등이 더 많은 충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strategic competitor)”로 규정했다. 백악관은 지난 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정책에 맞서다'라는 제하의 성명을 통해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프로그램 등과 관련된 중국산 첨단 기술제품들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갈등이 그동안 대북 제재에 충실하게 협조를 해온 시 주석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북미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무역에 관해 매우 치열한 대화를 나누었다. 이는 아마도 중국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지난 2달 동안 (북중) 국경은 우리가 처음 (대북 제재를) 시작했을 때보다 더 열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우리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으며 이에 무엇인가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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