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주 52시간 근로 시대, 기업 규모 맞게 단계적으로 시행

10곳 중 6곳 이상 준비 미흡...일자리 창출 성과 '미지수'
"향후 중소기업이 문제...뚜렷한 대책 없는 기업들 상당"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주 52시간 근로 시대가 열렸다. 


성공적 안착까지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의미로 정부에서는 기업규모에 맞게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계도기간도 두지만, 정작 상당수 중소·중견기업에서는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아르바이트 O2O플랫폼 알바콜이 중소, 중견, 대기업 등 351개 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에서 준비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39.2%의 기업에서 ‘준비가 미비하다’를, 22.9%는 ‘전혀 준비가 안 되어있다’라고 답해 모두 62.1%의 기업에서 준비가 미흡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준비가 어느 정도는 되어있다’가 27.1%, ‘준비가 매우 잘 되어있다’라고 답한 경우는 10.8%로 총 37.9%의 기업에서는 준비상태를 낙관했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기업은 중소기업 55.6%, 중견기업 17.4%, 대기업 10.5% 순으로, 이미 근로환경이 양호하고 대책을 잘 세워둔 대기업의 응답 비율을 제외하면 중소·중견 기업의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에서 주 52시간 근로제를 앞두고 마련한 대비안에는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항목은 ▲근로시간 조정(25.1%)이었다. 출퇴근 및 추가근무 등 근로시간과 관련한 변경사항에 대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가이드라인 마련(21.0%) ▲근무방식 개선(14.0%) ▲임금제도 변경(13.6%) ▲인력증원(8.2%) 순이었다.
  
인쿠르트 측은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당장 인사제도 및 일하는 방식에 대한 변화는 불가피하다"면서 "이 때문에 기업에서는 근로 형태별, 사업장 특성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현황분석과 이에 따른 유연근무제, 인력증원, 임금체계, 일하는 방식에 대한 조정 등 결국 인사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근로시간 단축의 부가목표가 줄어든 근로시간으로 인한 신규채용이었던 바, 정작 기업에서 인력충원에 대한 논의는 부족해 보인다"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크루트 서미영 대표는 “시행 초기인 만큼 일련의 잡음 등이 예상은 되지만, 근로자와 기업의 근무환경 개선과 나아가 신규 일자리 창출 마련의 초석으로 삼는 만큼 주 52시간 근로제의 긍정적인 안착을 기원한다”며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52시간 근무제가 300인 이상 대기업에 우선 적용되는데, 대기업들은 유연근무제 등 근무제 개편에 신경을 많이 써왔고, 6개월의 처벌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당장 준비가 부족했던 곳들도 한숨을 돌리게 돼 시행초기 잡음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하기 힘든 중소기업들이 문제다. 오는 2020년 1월부터는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 2021년 7월에는 5~49인 사업장까지 주 52시간 근무제가 확대 적용되는데,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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