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진家, 총수 구속 여부에 '나 지금 떨고있니'

검찰, 2일 조양호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
한진家 오너 부재 일어날까 노심초사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한진가가 조양호 회장의 구속 영장이 청구되자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조 회장의 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로 촉발된 이번 사태가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이어 '조 회장 영장 청구'로 이어지면서 한진그룹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가뜩이나 기업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데다, 미래가 걸린 중요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총수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이 빚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 6부는 2일 조 회장에 대해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경찰을 비롯해 법무부, 관세청,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한진그룹에 전방위적인 수사 및 조사를 벌이면서 한진그룹 직원들은 3달여 가까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 4월12일 조 전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언론 보도로 처음 알려진 이후로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전 계열사는 업무에 집중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대한항공 본사, 한진그룹 빌딩과 관계사, 조 회장 일가의 자택에 걸쳐 압수수색만도 십여차례 이뤄졌다. 관세청의 압수수색만 5차례였다.


여기에 당장 조 회장에까지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한진그룹에서는 오너가 구속돼 자리를 비우는 최악의 상황까지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9년 전의 악몽'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세금 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대한항공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설립, 인천공항 제2터미널(T2) 이전 등 굵직한 일들을 벌여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 5월1일 JV가 공식 출범했지만 최근 잇따른 사태로 두 회사 CEO간 긴밀한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도 문제다. 항공업계의 UN으로 불리는 IATA 총회가 역사상 처음 국내에서 개최되는 만큼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데 조 회장의 부재로 차질을 빚을까 염려하는 것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초 시드니에서 열린 IATA 연차 총회에도 이번 사태로 인한 출금금지 조치로 참석하지 못했다.


계열사 직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면허취소 결정이 유예된 진에어 직원들은 "당장은 취소가 되지 않아 안심이지만 한진그룹에 대한 조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진에어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아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한편 조 회장의 구속 여부는 5일 오전 열릴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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