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김현종 "인도·아세안 경제협력, 국가적 맞춤 접근해야"

"한-인도 CEO포럼 일회성 끝나면 한계…정기 개최 제안 예정"
"베트남·싱가포르 외 아세안 양자 FTA 없어…협력 범위 늘려야"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8일(현지시간) 신남방정책 핵심 국가로 인도와 아세안 4개국(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미얀마)을 들며 국가별 맞춤 전략으로 경제 협력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싱가포르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인도 뉴델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인도와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에 전환점이 필요하다. 그간 신남방정책과 경제 협력 전략을 하나로 묶어서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공통으로 적용할 전략과 각 국가별 특성에 맞는 개별 전략을 따로 마련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아세안에서 베트남과 싱가포르 이외에는 양자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바가 없다. 인도와는 그 중요성에 비해 중점을 두지 않아 경제성과에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먼저 신남방정책 공통 전략으로 현지 유통망 구축·자금 조달 지원, 우리나라·인도·아세안 간 투자 촉진을 들었다.


    김 본부장은 유통망 구축 관련 "한-아세안 FTA, 한-인도 CEPA(포괄적 경제협력 협정) 등으로 시장의 문을 개방했어도 현지 유통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으면 우리 기업의 제품들이 원활히 공급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스스로 전국 유통망을 구축하는 일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이 때문에 우리 업체 중에는 이미 유통망을 가진 현지 기업과 합작투자하고, 파트너사가 이미 구축한 유통망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시장에 진입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코트라 등 무역지원기관을 통해 우리 투자 기업들이 현지 유통 채널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새로운 구매 형태로 최근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전자상거래 채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일레브니아, 큐텐 등 현지화된 전자상거래 플랫폼과의 연결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자금 조달 지원책에 대해서는 "정부는 기업들의 원활한 신용보증을 지원하고, 우리 은행들이 우리의 진출 기업에 자금을 더욱 적극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면서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인도에 100억 달러 규모의 금융패키지를 제공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우리 기업 수주에 지원할 예정이다. 인도뿐만 아니라 여타 아세안 국가에도 금융패키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금융 지원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우리나라·인도·아세안 간 투자 촉진 관련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는 싱가포르의 GIC(싱가포르 투자청), 테마섹(Temasek), 말레이시아의 PBS 또는 카자나 내셔널 펀드 등 세계적인 국부펀드와의 교류를 주선하고, 양국 유망 기업 간 협력의 장을 정부가 나서서 적극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순방에서 열리는 한-인도 CEO 포럼을 통해 양국의 대기업들은 네트워킹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정상 순방 계기에만 개최된다. 중소·중견기업의 참여 기회는 적었다는 점에서도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따라서 이러한 기업인 협의회가 정례화, 내실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지원할 예정이다. 필요하다면 저와 인도의 산업부장관이 주관해 한-인도 CEO 포럼을 정기 개최하자고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아세안 주요 4개국인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미얀마의 개별 접근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리나라와 베트남 교역 관계는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베트남은 우리나라 4대 교역국이고 우리나라는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다.


   김 본부장은 "베트남은 유일하게 우리나라가 일본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한 아세안 시장이다. 베트남과는 현재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서 사실상 우리나라와 한 경제권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얀마는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 제2의 베트남이다. 우리 기업들의 미얀마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미얀마 상무부 내에 우리나라 기업 전용 지원 센터인 '코리아데스크'를 설치하고, 기업들의 활동 공간인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지난 4월 제가 직접 미얀마를 방문해서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위원과 협력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국가로서는 최초로 방문한 상징성이 있는 나라다. 철강과 화학 같은 기간사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자동차가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최대의 자동차 수요국인데 일본계 자동차 점유율이 98.6%이고, 한국계는 0.1% 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말레이시아에 대해서는 "아세안에서 상대적으로 선진화된 국가다.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와 대기업들은 우리 기업과 합작할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 우리 기업들이 이들과의 합작을 통해 말레이시아와 아세안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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