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점화된 美·中 무역전쟁…韓 화학업계, 손익 계산 '분주'

美·中, 오는 20일 화학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시 국내 기업 단기적 수혜 예상
장기화 국면에 돌입할 경우 글로벌 교역 감소 등의 영향으로 화학산업에 '악영향'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화학업계가 손익을 계산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대체적인 견해는 미국과 중국이 예정대로 서로의 화학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내 화학업계는 단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 국가에서 생산되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관세의 영향으로 급등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석유화학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올해를 넘겨 장기화국면에 돌입하게 될 경우 중국 내수 경기 악화로 인해 수출량이 크게 줄어들 공산이 커 부정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6일 중국산 산업 부품을 비롯해 설비 기계 등 818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에 중국도 대응에 나선 상태다. 중국은 미국산 농수산품, 자동차 용품 등 569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중국의 맞불 관세에 대응해 미국은 오는 20일 중국에서 생산하는 화학제품에 대해 2차 관세 부과를 예고했으며 중국도 미국의 결정에 따라 미국산 화학제품에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오는 20일 양국의 화학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화학업계는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화학제품에 있어 중국은 미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난 4월 보복 관세 부과 대상 품목으로 정한 106개 중 44개 품목이 화학 관련 제품이다.


  44개 품목에는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폴리카보네이트(PC) 등이 포함돼 있으며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88억6577만달러(약 9조4600억원) 가량 수입한 바 있다.


  중국이 미국산 화학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자연스럽게 국내 화학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미국 화학사들이 에탄분해설비(ECC) 가동률을 높이며 생산된 에틸렌 공급을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국내 기업들의 걱정도 한시름 덜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지역에서는 지난 3월부터 연산 150만t 규모로 쉐브론필립스케미컬의 ECC가 가동에 돌입했으며 올해 신규 ECC 가동에 따른 북미지역 추가 공급물량은 700만t 수준으로 알려졌다.


  공급량 증가에 따라 에틸렌 가격이 크게 떨어져 국내 화학업체들은 북미산 에틸렌의 아시아 공급을 걱정했지만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으로 인한 수출 악화 걱정은 적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국내 화학업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역 마찰이 길어지면 중국 경제 위축으로 내수 상품수요가 둔화돼 중국 내수용 제품 또는 원료를 수출하는 화학업체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 화학업체가 중국에 원료를 수출하고 중국에서 이를 가공해 상품을 만들어 미국 등 최종 소비국가로 수출하는 형태의 글로벌 무역 체계가 무너져 우리로선 힘겨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미중이 화학제품에 25%의 관세를 적용할 경우 미국산 화학제품의 중국 수출이 어려워져 국내 화학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미중 교역 규모 감소가 장기화 될 경우 세계 교역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어 국내 기업에게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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