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공제회 확산은 "시간 필요해"

공무원연금·우본 제외하면 대부분 눈치싸움
자산규모 작은 공제회는 조직 역량 이유로 보류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가 국내 여타 공적연기금과 공제회로 확산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를 두고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등 아직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조직 규모를 고려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할 만한 여건이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해서다.


3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날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안건을 최종 의결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공식화했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여타 연기금도 잇따라 채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공단과 우정사업본부를 제외하면 아직 구체적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및 사회책임투자(SRI) 로드맵을 지난해 9월 마련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과물은 내놓지 못했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경영권 행사와 관련한 국민연금의 구체적 조치(가이드라인)가 나오면 이에 준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 위해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올 3월 신사옥 이전과 맞물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업무를 전담하는 기금운용전략실을 신설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국내 4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사학연금은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추세에 따라 도입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현재는 업계 추이를 지켜보며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군인공제회와 경찰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는 낮은 주식 운용 비중과 조직 역량 등을 이유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연기하거나 논의하지 않고 있다.


김재동 군인공제회 금융부문 부이사장(CIO)은 "스튜어드십 코드 논의는 재작년부터 있어왔지만 이를 감당할 내부 인력이 부족한 편"이라면서 "연말까지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도윤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CIO)는 "현재 인력으로는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를 위한 분석이 쉽지 않고,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기업에 간접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 역시 ETF나 펀드를 통해 기업에 투자하고 있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공무원연금과 우정사업본부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가시적이다.


공무원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내년에 도입하기로 지난 16일 결정했다. 이창훈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CIO)은 "하반기 국내 사회책임투자 확대 및 연기금 최초 해외 책임투자 개시와 내년 스튜어드십코드 본격 도입을 통해 정부 핵심 정책과제인 공적기금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30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연구용역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한 스터디 성격의 사업"이라며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내부 규정을 만들면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수 있을"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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