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영유아 보조금, 기혼여성 노동참여 확대 시킬 수 있어

여성 취업조건으로 영유아 가정 한정지어 보조금 줘야
성별 임금격차 축소하려면 노동시장 구조개선도 병행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우리나라에서 결혼 이후 출산과 육아로 일을 포기하는 이른바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늘고 있는 가운데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이려면 영유아 보조금을 취업 조건부로 지원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모든 영유아 가정을 대상으로 보육비 수준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은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측면에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용 확대뿐만 아니라 성별 임금격차 축소 등 여성 일자리의 질까지 높이려면 노동시장 구조개선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다.


7일 한국은행의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가 확대방안 분석(조사국 모형연구팀 이영재 과장·송수혁 조사역)'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취업 조건부로 영유아 양육가정에 한정지어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 여성의 노동공급을 높이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여성 노동공급과 성별 임금격차 측면에서 효과적인 보조금 정책과 노동시장 구조개선 정책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시나리오별로 나눠 분석했다. 분석에는 2000~2017년까지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토대로 한 성별과 혼인상태별 생애주기 경제활동참가율(경활률)이 활용됐다.


그 결과 보조금 정책에서는 영유아 양육가정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참가여부와 관계없이 보육비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여성의 경제활동률은 2000년 이후 과거 평균치(약 55%) 대비 0.19%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 지급으로 비근로 소득이 증가하면서 여성의 노동공급이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여성의 노동참여를 조건으로 영유아 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하게 되면 여성의 경활률은 2.17%p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여성을 노동시장으로 이끌어내는 데에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조건부 영유아 보조금 정책은 성별 임금격차를 확대시켜 여성 일자리의 질 개선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생산성이 낮은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으로 평균임금 감소에 영향을 줬고, 이 경우 성별 임금격차가 1.27%p 확대됐다.


성별 임금격차까지 해소하려면 노동시장 구조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동시장 구조개선으로 성별 임금격차가 1%p 감소하면, 여성 경활률은 0.42%p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만약 조건부 보조금 지급과 구조개선 정책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여성 경활률은 2.56%p 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고용개선 측면에서는 여성의 취업 조건부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우월했지만, 성별 임금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정책당국이 여성 노동공급과 성별 임금격차를 동시에 개선하고자 하려면 보조금 정책으는 한계가 있고 노동시장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동시장 구조개선 정책은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정책효과가 줄어들 여지가 있다"며 "취업 조건부 보조금 정책을 추진하면서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추진하는게 현실적인 정책 조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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