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격화된 美·中 무역갈등, 160억 달러 2차 관세폭탄 맞교환

美, 중국산 반도체·자동차 등 279개 품목에 25% 관세
中, 미국산 연료·철강제품 등 114개 품목에 보복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미국과 중국이 워싱턴에서 무역 협상을 벌이던 중 각각 160억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관세 폭탄을 맞교환했다. 양국은 이번 관세로 오히려 양국 간의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CNBC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오전 0시1분(미국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오후 1시 1분)을 기해 160억 달러 규모 279개 품목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산 반도체, 화학제품, 플라스틱, 자동차, 오토바이, 전기 스쿠터, 펌프, 절삭 공구 등이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USTR은 "이번 관세는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의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이전 강요, 불공정한 무역 관행 등에 대해 취하는 보완 조치"라고 밝혔다.


  중국도 같은 규모의 관세로 대응했다. 신화통신은 23일 "'미국 160억달러 수입 상품에 대한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 공고'에 따라 중국은 23일 낮 12시01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1시 1분)부터 160억 달러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정식 부과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산 연료, 철강 제품, 자동차, 의료장비 등 114개 품목을 관세 부과 목록에 올렸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고집을 피우며 23일 301조 조사에 따라 중국에서 수입한 16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면서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명백하게 어긋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무부는 "중국은 이를 강력히 반대하며 부득이하게 필요한 반격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자국의 합법적인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WTO 분쟁 조정 체제하에 관세 부과 문제를 제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 6일 각각 340억 달러(약 38조1400억원) 규모의 관세 조치를 시행한데 이어 관세 부과 규모를 500억 달러까지 키웠다.
 
  양측은 모두 상대방이 계속 관세로 대응할 경우 보복의 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지난 20일부터 2000억 달러(약 224조3600억원) 규모의 대중 관세 조치에 대한 공청회를 진행 중이다. 추가 조치는 공론화 기간이 끝나는 오는 9월 6일 발효될 수 있다. 이 경우 미국은 연간 대중 수입액의 절반 이상에 관세를 매기게 된다. 중국 역시 또 다른 6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조치로 응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데이비드 말파스 미국 재무부 차관과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무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는 미국 워싱턴에서 무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6월 초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양측이 80일 만에 마련된 무역 협상이다.


  하지만 이번 협상이 별 소득 없이 끝나 미중간의 무역 갈등이 오히려 더 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AP통신은 "22일 양측 참가자들이 회담을 가졌지만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어떤 진전도 없었다"고 전했다.


  스콧 케네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경제정책 연구원은 CNBC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골은 태평양만큼이나 넓고, 그것은 더 벌어지고 있다'며 "이 사태가 곧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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