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태풍 '솔릭' 북상, 직장인들 "내일 출근 어쩌나"

문학경기장 지붕 날린 곤파스때와 위력 비슷
24일 서울 모든 유치원, 초·중학교 휴교 결정
"바람에 날린 간판에 맞을까 무섭지만 출근"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24일 오전 수도권을 강타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출근을 피할 수 없는 직장인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솔릭은 예상보다 늦은 시간당 15~16㎞ 속도로 제주도에서 북북서진 중이다. 태풍 이동 속도가 느리면 한반도가 태풍 영향권에 갇히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져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솔릭의 강도는 2010년 불어닥친 태풍 곤파스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곤파스가 몰아쳤을 당시 인천 문학경기장의 지붕이 뜯겨나가기도 했다.


  기상청은 솔릭이 최대 풍속 초속 40m로 제주 서쪽을 지나 북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속 35m 수준의 바람은 열차를 넘어트릴 수 있다.


  정부는 학생들 안전을 위해 서둘러 대응에 나섰다. 전남과 제주 등 전국 1500개 학교가 이날 휴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재난대비 회의를 열고 24일 서울 지역 모든 유치원 및 초·중학교를 휴교하기로 결정했다. 고등학교도 휴교를 권고했다.


  다만 직장인들의 사정은 다르다. 24일은 임시 휴무나 재택근무를 하기로 한 업체가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네이버랩스(Naver labs)는 이날 오후 3시까지 근무하고 다음날은 임시 휴무일로 지정했다. 한국HP는 직원들에게 배포한 이메일을 통해 "오늘 5시~5시30분 사이 조기 퇴근을 권장한다. 내일 출근 시간 및 출근 여부는 오늘 저녁의 기상 특보 등을 고려해 별도 안내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직장인 대부분에게 이같은 조치는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학습지 출판업체에 다니는 이소현(26)씨는 "회사에서 딱히 공지가 없으니 출근하는 수밖에 없다"며 "어차피 내일이 마감일이기 때문에 단축근무나 휴무는 꿈도 못 꿀 일"이라고 밝혔다.


  직장인 김모(25)씨는 "역대급 태풍이라고 언론에서 보도하는데, 걷다가 바람에 날아온 간판에 맞을까봐 무섭다"며 "하지만 단축근무나 휴무는 없고 그냥 '조심해서 출근하라'는 당부만 하더라"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30)씨는 "출근 시 피해가 심각한 정도면 재택근무하라는 공지를 기대해봤지만 아무 말이 없다"며 "학교가 쉴 정도인데 회사들도 최소한이 조치는 필요하지 않나"고 우려했다.


  박사영 노무사는 "출근길에 발생한 사고는 비정상적인 경로만 아니었다면 산업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며 "다만 태풍을 피해서 일부러 평소와 다른 길로 갔다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는지 등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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