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독감시즌 앞두고 독감백신 관련 시장 치열...못팔면 전량 폐기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본격적인 독감백신 접종 시기를 앞두고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독감백신은 특성상 매년 균주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해에 못 팔면 전량 폐기해야 한다. 균주가 달라지는 만큼 1년 단위로 국가검정을 다시 받아야 한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유통을 위한 독감 백신의 국가출하승인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500만도즈(1도즈=1명 접종)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국가출하승인이 신청된 독감백신은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GSK, 사노피파스퇴르 등 10개 업체의 2200만도즈다.


이 가운데 3가 백신이 1000만도즈로 200만도즈 감소했고, 4가 백신은 1200만도즈로 30만도즈 증가했다.


보건당국과 업계 의견을 종합해 보면 국내 독감 백신의 연간 수요량은 2000만~2200만도즈 정도로 올해 300만~500만도즈 가량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감백신은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1도즈당 3가백신은 7000원~1만1000원, 4가백신은 1만5000원 정도에 공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과 공급 물량이 폐기될 경우 최소 450억원에서 최대 750억원 가량의 손실이 생길 수 있다. 이는 4가백신만 폐기된다고 가정했을 경우다. 실제로 매년 독감백신 전체 공급량의 10%에서 많게는 20% 정도는 폐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폐기량이 공개될 경우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시장 공급 물량 조차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매년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어 환자들에게 독감 유행에 앞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독감백신을 처음 접종하는 9세 미만 어린이는 한 달 간격으로 2차례 접종해야 하며 접종 경험이 있는 경우는 1회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WHO는 매년 2월 그 해에 유행할 균주를 발표하고 각 제조사는 그 균주를 이용해 백신을 제조하기 시작(3월)하며 4~5월께 제조된 백신 품질관리를 위한 국제표준품이 각 제조사로 공급된다.
 
현재 3가 독감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돼 있어 폐기되는 물량은 4가 독감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10월부터 독감백신 무료접종 대상에 만 5세(60개월) 어린이와 초등학생을 포함시켰다. 지난해까지는 생후 6~59개월 영유아와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독감백신 무료접종을 실시됐다.

이에 따라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60개월~12세) 약 325만명이 독감 무료접종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3가백신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3가 독감백신의 경우 무료로 맞을 수는 있지만 A형 독감 2종, B형 1종만 예방할 수 있어 A형 독감 2종과 B형 독감 2종 모두 예방할 수 있는 4가 독감백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공급량이 4가 백신은 늘어난 반면 3가 백신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4가백신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4가독감백신을 공급하고 있는 곳은 GC녹십자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4가', 동아ST '백시플루4가', 일양약품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주', 보령제약 '보령플루V테트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플루아릭스테트라', 사노피파스퇴르 '박씨그리프테트라주' 등이다.


 '4가 독감백신'은 기존 '3가 독감백신'에 B형 바이러스주 1종이 추가돼 한번의 접종으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H1N1, H3N2)과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야마가타, 빅토리아) 등 네가지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모두 예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WHO와 유럽의약품안전청(EMA) 등도 예측이 어긋난다는 이유 등으로 4가 독감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독감이 유행한다. 이 때문에 백신 제조사들은 통상 독감 유행에 앞서 이르면 8월 중순부터 병·의원에 백신을 공급해 다음해 2~3월, 길게는 4월까지 판매된다.
 
녹십자는 지난주 초 3·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 프리필드시린지주'와 '지씨플루 쿼드리밸런트 프리필드시린지주'의 국내 출하를 개시했다.


이번 시즌에 GC녹십자는 국내에 약 900만 도즈 분량의 독감백신를 공급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것이다. GC녹십자 독감백신은 출시 이후 줄곧 국내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도 국내 최대 물량의 독감백신을 공급한다"며 "정부의 인플루엔자 무료접종 지원사업 대상자 확대를 고려해 국내 공급량을 소폭 늘렸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이달부터 전국 병·의원으로의 공급을 시작하고 본격적인 영업 및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비슷한 시기에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출하에 들어갔다. 다만, 구체적은 공급물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계란에서 백신을 생산하는 다른 업체와는 달리 세계 최초로 동물 세포를 통한 세포배양 방식이다.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되는 세포배양 기술을 도입해 항생제나 보존제가 사용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스카이셀플루는 국내 독감백신 중 유일하게 세포로 바이러스를 배양해 생산하는 백신으로 동물의 세포에서 백신을 생산하기 때문에 제조과정에서 계란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항생제나 보존제도 투여하지 않는다"며 "유정란 방식으로 생산되는 백신과는 달리 유일하게 계란 알레르기 환자나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나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들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국가필수예방 접종사업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는 3가백신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3가 백신의 경우 미스매칭 등의 문제가 종종 발생하면서 기업들이 4가백신 생산량을 매년 늘리고 있는 추세라 4가백신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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