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을장마 같은 게릴라성 폭우…"찬 고기압에 수증기 유입 탓"

남해안 부근 북태평양 고기압, 북쪽 차가운 이동성 고기압 만나
대만쪽 열대 저압부에서 소멸된 구름떼가 만든 수증기도 유입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과 확장 반복, 중부·남부 오가며 장대비"


[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휴일인 26일부터 시작된 비가 주중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가을장마'가 찾아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번 국지성 호우를 가을장마로 단정하기 힘들다는 게 기상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6~27일 오전 10시 현재 누적강수량은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 369.5㎜ 가량의 국지성 호우가 내렸다. 전남 구례(성삼재)에도 309.0㎜가 쏟아졌다. 경주(외동) 285.0㎜, 진안 292㎜, 장수 282.0㎜, 영동 195.0㎜, 금산 199.5㎜ 등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도 30㎜~70㎜ 상당의 장대비가 내렸다. 서울 도봉구 36.5㎜, 여주시 가남읍 96.0㎜, 이천시 모가면 99.5㎜ 등이 대표적이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길게는 3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도권과 강원도에는 27일 오후부터 비가 그친 뒤 다음 날 새벽 다시 비가 시작되겠고, 충청·전북·경북에는 계속해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게릴라성 폭우는 난기와 한기가 우리나라에서 만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을장마와는 거리가 멀다고 기상청은 보고 있다. 가을장마란 통상 여름 장마가 끝난 뒤 8월 말부터 10월 사이에 폭우가 쏟아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상학적 용어는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남부에서 우리나라 남해안 부근까지 걸쳐 있고, 우리나라 북쪽에는 차가운 이동성 고기압이 있어서 서로 다른 기단이 만나고 있다. 여기에 대만 쪽 열대 저압부에서 소멸된 구름떼가 만든 수증기가 유입됐다. 이 세 가지가 우리나라에서 만나 많은 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맛비는 대부분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잡고 있다가 찬공기가 내려오면서 지속될 때를 그렇게 본다. 가을 장맛비는 딱히 정의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지금은 이미 찬공기가 내려와 있는 상태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올라가는 형태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가을 장맛비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갑이 수축과 확장을 반복해 중부와 남부를 오가며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을 장맛비에 대한 정의가 딱히 있는 것은 아니니까 가을장마처럼 긴 비가 온다고 말하기에는 상관 없다"고 덧붙였다.

 

27일 오전 11시 현재 호우경보가 발효된 곳은 대구, 광주, 대전, 경북 상주·고령, 전남 나주, 충북 영동, 충남 서천·계룡·보령·부여·금산·논산, 전북 순창·익산·진안·김제·군산 등이다.


  세종, 부산, 광주, 경남 합천·거창·밀양, 경북 청도·의성·안동·예천·김천·칠곡·성주·군위·경산·구미, 전남 곡성·담양, 충북 옥천·보은, 충남 홍성·서산·태안·청양·공주, 강원중부산지·평창평지, 경기 여주·화성·이천, 전북 남원·전주·임실·무주·완주·부안·장수 등에는 호주주의보가 내려졌다.


  예상강수량은 서울·경기남부·강원남부·충청도·전북북부·경북북부 50~150㎜, 경기남부·강원영서남부·충청도 일부 지역에는 200㎜가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북부와 강원북부 등에는 30~80㎜, 제주도 산지에는 5~30㎜의 비가 올 전망이다.기상청은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40㎜가 넘는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니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했다.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더위는 한층 더 수그러들겠다. 30일까지 아침 기온은 20~23도, 낮 최고 기온은 25~28도에 머무르겠다. 다만 비가 완전히 그치는 이번 주말께에는 또 한번 낮 기온이 32도까지 오르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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