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일명 광우병으로 알려진 '소해면상뇌증'(BSE)이 미국에서 발견돼 우리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검역 강화조치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일 이개호 장관 주재로 식품의약품안전처·농림축산검역본부 등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미국 내 소해면상뇌증 발견 상황과 정부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는 전날 플로리다주에 있는 6년된 암소 1마리에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이 발견됐다고 밝혀왔다.

미국에서 소해면상뇌증이 발견된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6번째다. 2003년과 2005년, 2006년, 2012년, 2017년에 각각 1건씩 발생한 바 있다.
 
소해면상뇌증은 소의 뇌 조직이 스폰지 모양으로 변하면서 신경세포가 죽는 만성 신경성 질병으로, 소로 만든 사료를 먹여 감염된다. 국내에서는 광우병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이번에 발견된 소해면상뇌증은 '비정형'으로 오염된 사료를 통해 전파되는 '정형'과 달리 고령의 소에서 매우 드물게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특정 개체에서만 나와 다른 개체가 감염됐을 가능성은 없다는 게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미국 측에 추가 정보를 요청했으며, 일본 등 타 국가의 대응 상황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또 이날부터 미국산 소고기의 현물검사 비율을 현행 3%에서 30%로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미국산 소고기는 한미 간 합의된 수입위생조건(QSA)에 따라 30개월령 미만으로 도축 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된 것만 수입된다.

현재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소고기를 수출하도록 승인된 도축장·가공장은 75개소이다. 이번에 소해면상뇌증이 발견된 플로리다주에는 없다.

이날 대책회의에서는 미국산 소고기의 현물검사 비율 확대 외에 추가 대응은 미국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판단·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냈다.

6년된 암소에서 발견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인데다 미국산 소고기는 30개월령 미만에 한해 특정위험물질이 제거된 채 수입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다음주 중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미국 측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대응조치의 필요 여부에 대한 생산·소비자단체와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 장관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며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려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