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美-멕시코 협상, 한국 車업계 덩달아 긴장

美-멕시코, 대미수출 240만대 초과 물량 25% 관세 합의
한국 등 타 국가 적용 가능성…멕시코 생산기지 수익성↓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미국과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과정에서 멕시코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이 일정량을 넘을 경우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3일 외신에 따르면 양국이 멕시코는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중 연간 24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 자동차부품 중 900억 달러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양국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공식합의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앞서 미국과 멕시코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가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되기 위한 요건을 '부품 등 구성요소의 미국 또는 멕시코 생산비율' 62.5%에서 75%로 상향했다. 아울러 자동차 부품의 40~45%를 시급 16달러 이상의 노동자가 생산하게 하도록 했다. 평균 3.5달러 수준인 멕시코 시간당 임금의 4배 이상이다.


  멕시코는 지난해 310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했고, 이중 미국 수출 물량은 233만대다. 자칫하면 고율관세 한계선이 240만대를 넘을 수 있어 미국에 생산기지를 둔 기아자동차 등 자동차업계의 성장 한계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도 멕시코처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 상한선을 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문제다.


  멕시코는 인건비가 낮고 관세가 유리해 글로벌 완성차들의 미국 수출용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다. GM을 비롯한 미국 빅3과 일본 3사, 폭스바겐 등이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기아차가 이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기아차는 '프라이드'(현지명 리오), 'K3'(현지명 포르테)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며, 현대차 '엑센트'도 이곳에서 위탁 생산된다. 기아차는 연산 30만대 규모의 멕시코 공장을 통해 지난해 미국에 11만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미국에 판매한 127만대의 8.7%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과 멕시코의 재협상으로 기아차 등 한국기업들이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역내부품 사용비율을 기존보다 12.5%p 높여야 하고, 직원들의 최저 인건비도 시간당 16달러(약 1만7900원) 이상으로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됐다.


  멕시코에는 기아차 외에도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 한온시스템, 성우하이텍, 동원금속, 세종공업, 서연이화, 화승알앤에이, 유라테크 등이 진출해 있다.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경우 역내 부품 사용 비중을 맞추는데는 별 문제가 없지만 시간당 16달러 이상 근로자가 생산하는 부품 비중이 낮아 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가 검토해 온 멕시코 제2공장 건설, 연구개발센터 설립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240만대를 초과하는 멕시코의 대미 자동차 수출 물량에 대해 고율관세가 부과될 상황이 되며 멕시코 생산기지의 장기 성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인건비 문제 등으로 수익성도 우려되는 만큼 국내 업계들이 다각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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