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中日 '전기차 배터리' 기세에 韓업체들 전전긍긍

LG화학 전년比 2위→4위, 삼성 SDI 5위→6위
2020년 中 친환경차 보조금 폐지 때 반사이익 기대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올해 1~7월 전 세계 전기자동차에 출하된 배터리 총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8% 늘어난 36.6GWh(기가와트시)로 집계됐다.


  4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에서 LG화학은 3255.6MWh(메가와트시)로 지난해보다 두 계단 하락한 4위를 기록했다. 삼성 SDI는 전년보다 한 계단 떨어진 6위로 1600.1MWh를 출하했다.


  1위는 7885.5MWh 출하한 일본의 파나소닉이 차지했다. 파나소닉은 무서운 기세로 쫓아오는 중국의 CATL을 제치고 1위를 수성했다.


  하지만 CATL은 7150.9MWh를 출하해 파나소닉을 턱 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성장률은 243.5%에 달한다. 중국 내 2위 업체인 BYD(비야디) 역시 전년 대비 114.6% 증가한 4049.8MWh를 출하해 3위를 차지했다.


  우리 업체들은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LG화학은 전년 대비 35.7% 증가해 3255.6MWh를 출하했지만 지난해 2위에서 올해 4위를 기록했다.


  삼성 SDI 역시 전년 대비 32.4% 증가한 1600.1MWh 출하로 지난해보다 한 계단 떨어진 6위를 차지했다.


  우리 업체들의 점유율 역시 낮아졌다. 지난해 11.9%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LG화학은 올해 3%포인트 떨어진 8.9%를 기록했고 삼성 SDI역시 지난해 6.0%에서 올해 4.4%로 떨어졌다.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굴기'는 다시 한 번 확인됐다. CATL은 243.5%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점유율 역시 10.3%에서 19.5%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CATL을 제외한 BYD, 파라시스(Farasis), 구오솬(Guoxuan), 리센(Lishen) 같은 중국 업체들도 모두 세 자릿수의 비약적인 성장률을 거뒀다.


  SNE리서치 측은 "중국계와 일본계의 거친 공세 속에 LG화학, 삼성 SDI 등 우리 업체들이 계속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고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2020년이 되면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당장은 중국과 일본의 기세로 고전하는 듯 보이지만 향후 우리 업체들이 기술력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에 대해 지급하고 있는 보조금을 점차 축소하고 오는 2020년 전면 폐지하는 계획이 우리 업체들로써는 호재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친환경차에 최대 절반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해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을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2020년을 앞두고 점차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다. 2016년 1대당 총 11만 위안(약 179만원)을 지급했던 보조금을 지난해 6만6000위안(약 1070만원)으로 절반 가량 줄였고 올해부터는 또 최대 절반까지 축소됐다.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CATL, BYD 같은 대형 업체들을 제외한 중소 배터리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중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3위 업체인 옵티멈나노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소수의 상위 기업에 대한 시장 집중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1위 업체인 CATL이 26.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상위 3개 기업이 49%, 상위 5개 기업이 59%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배터리 업체들이 지나치게 많아져 과잉 생산 우려도 존재한다.


  현재 중국 정부는 LG화학, 삼성 SDI, SK 이노베이션 등 우리 업체들이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 업체들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2020년 보조금 전면 폐지로 이 같은 제재가 모두 사라지면 우리 업체들은 중국 내에서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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