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한항공·아시아나, 정부의 잇단 징벌적 조치에 불만 '고조'

갑질 논란 이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겨냥해 GTR 폐지 등 징벌적 조치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대형항공사 지방세 감면 조치 경쟁력 약화 우려돼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논란 등이 불거진 이후 정부가 대형 항공사(FSC)를 표적으로 각종 징벌적 조치를 가하면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에 제공했던 지방세 감면 혜택 등을 백지화한다는 계획인데 일부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항공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항공업계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정부는 GTR(government transportation request) 제도를 폐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GTR은 공무원들이 해외 출장을 나설 때 국적기를 이용하도록 하는 제도로 1980년 대한항공, 1990년 아시아나항공이 정부와 계약을 맺고 GTR 항공권을 제공했다.


  정부는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해 해외 출장에 나설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2~3배 비싼 항공사를 이용해 발생하는 비용 낭비를 막기 위해 폐지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안정적인 수요을 잃는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 있지만 제주항공 등은 새로운 수요가 창출된다는 점에서 비교적 정부의 정책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정부의 또다른 징벌적 조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겨냥해 항공기 부품 수입에 대한 관세 면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산 규모 5조 원 이상의 대형 항공사들은 당장 내년부터 지방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주항공을 비롯해 LCC 업체들은 취득세 60%, 재산세 50% 감면 혜택은 유지하되 재산세 감면 기간은 항공기 취득 이후 5년으로 제한했다. LCC 업체들이 성장하면 대형 항공사와 똑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부의 이러한 지방세 감면 혜택에 대한 단계적 폐지 조치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일단 관련업계에서는 대형 항공사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는 중이다. 외국계 항공사의 경우 항공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인정 돼 항공기 취득세와 재산세 등에서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취득세와 재산세가 100% 면제되고 일본의 경우 취득세는 면제되고 재산세 80~90% 감면 혜택이 있다.


  지방세 감면 폐지로 인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내야 하는 세금은 1년에 300억원이 넘는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이 경우 항공사 입장에서는 수익 보존을 위해 항공권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대형 항공사 항공권 값 인상 뿐 만 아니라 국내 항공사들의 요금 인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결국 손해는 고객이 볼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대형 항공사의 위기는 다른 연관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키우는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항공사들의 공세 대응 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


  항공사들의 일자리 확대 정책에도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신규 항공기 도입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한편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며 공격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정책도 주춤할 수 있다. 협력업체들의 타격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항공협회는 항공기 지방세 감면 축소와 관련해 "사업용 항공기 지방세 감면 연장 등 합리적 기준 마련을 적극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항공협회는 "추가 비용 부담 규모는 연간 356억원으로 신규 항공기 도입 차질 및 해외 항공사 대비 비용 경쟁력 저하 등 국내 항공운송산업 전체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사업용 항공기 지방세는 조건부 감면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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