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부, 신규 '항공운송사업' 심사 재개...7번째 저가항공사 탄생?

국토부 LCC 심사 재개로 신규 업체 진입 가시화
기존 사업자들, 공급포화·안전성 등 우려 목소리
후발주자의 차별화 된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레드 오션? 성장세 계속?…상반된 평가 이어져
"신규 사업자, 인바운드·서비스 차별화가 관건"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국토교통부가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심사를 재개하면서 7번째 저비용항공사(LCC)의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업체들이 공급 과잉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 LCC가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려면 내국인의 해외 여행(아웃바운드)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국인의 국내 여행(인바운드)에 승부를 거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토부에 따르면 이달 안으로 신규 LCC 희망 사업자의 면허 신청을 받고 다음달부터 심사에 돌입한다. 심사는 내년 1분기 중으로 마칠 예정이다.


신규 LCC는 자본금 150억원 이상(국내 여객 및 화물 50억원), 항공기 5대 이상의 기준을 맞춰야 한다. 심사 절차에 따라 면허가 발급되더라도 2년 안에 운항증명, 노선허가를 받아 실제로 운항을 시작해야 면허가 유지된다.


현재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최소 3개 업체가 면허 신청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항공업 일자리 늘린다지만…공급과잉 우려 여전"

국토부가 항공산업 내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신규 LCC 신청 사업자의 항공업 진입 가능성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신규 LCC 업체 진입에 대해 '과유불급'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방발 국제노선 탑승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신규 사업자가 처음부터 '지방공항 거점의 저가항공사' 컨셉으로 출범했을 때, 장기적인 측면에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공항의 경우 배후도시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아웃바운드에 대한 기대를 주요 공항에 견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LCC들이 최근 지방공항발 노선을 늘리는 추세도 결국 수도권 공항 노선을 확보한 이후 최근에서야 진행됐다.


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국적 LCC들의 치열한 경쟁이 일본과 중국에서 동남아 노선까지 확대된 가운데 신규 업체 진입은 업계 전체의 수익성을 깎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과거 미국이 규제를 풀어 너무 많은 항공사들이 진입해 사고가 나고 서비스 질이 하락해 결국 업체 수가 크게 줄었다"며 "한국은 면적 대비 항공사가 너무 많아 과열의 요소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항공산업 규제가 풀리며 공급 포화상태였던 미국의 항공업계는 M&A(인수합병) 혹은 다수 업체의 도산이 진행됐다. 현재 미국의 주요 항공사로는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콘티넨털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4개사가 꼽힌다. 물론 이들이 LCC는 아니다.


◇새 사업자 출혈 불가피…적자 신세는 필수 코스?

7번째 LCC가 탄생했을 때 기존사업자에 견줄만한 경쟁력을 갖출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지속된다.

우선 주요 노선은 기존 사업자들이 잡고 있기 때문에 슬롯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또한 이미 수 년의 투자 기간을 거쳐 고객을 확보한 기존 LCC들을 상대로 후발주자가 가격 경쟁력 등으로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설립 이후 5년 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주항공의 경우 결국 애경그룹 차원에서 항공산업을 포기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를 했기 때문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른 LCC들 또한 출범 이후 최소 2~3년 간의 적자 상황을 견딘 이후 시장에 안착했다.


  국적 LCC 관계자는 "기존 LCC 업체는 수 년 간의 적자를 감수해왔고 일부 회사는 모그룹의 실탄 지원이 뒷받침됐다"며 "신규 LCC가 지방발 국제 노선에 집중한다고 할 때, 탑승률이 낮으면 기껏 창출한 일자리 보전도 어렵고 결국 일반 LCC처럼 수도권 공항으로 몰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체 LCC 시장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는 여전하지만 이미 레드오션, 과당 경쟁 국면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계적으로도 LCC 시장은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파산한 영국 모나크항공은 2014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이듬해 저가항공사로 전환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적자를 벗어나는데 실패해 파산하며 영국 이지젯항공이 매출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독일 2위 항공사인 에어베를린도 적자 누적에 시달리다 지난해 8월 파산 신청을 했다.


◇7번째 LCC 생존전략은…"인바운드·차별화 관건"

신규 LCC 면허 심사와 관련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웃바운드가 아닌 인바운드(해외 여행객의 국내 여행)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플라이양양과 에어로케이는 지자체의 지원을 받으며 각각 양양국제공항,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아웃바운드가 아닌 인바운드가 관건"이라며 "항공과 연계된 지역 관광상품, 관광개발, 지자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플라이강원의 경우 인바운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에어로케이는 거점으로 삼는 청주국제공항이 수도권 제3 공항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플라이강원은 국토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통해 중국·동남아권 인바운드에 집중하는 수익모델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로케이의 모기지인 청주공항은 '중부권 거점 공항'이라는 인식의 확산을 강조해왔다.


기존 LCC와 차별화된 사업 모델, 서비스 또한 신규 사업자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CC가 아닌 하이브리드 항공사, 하이브리드 서비스 캐리어(HSC)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HSC는 단순한 초저가 전략을 넘어서 LCC와 FSC(대형항공사)의 장점을 융합한 서비스를 지향한다.


에어프리미아는 HSC 모델을 도입하고 틈새 시장을 공략해 과당경쟁을 피한는 방침이다. 에어프리미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캐리어는 중형비행기를 사용해 중장거리에 집중한 노선 전략을 통해 비용과 서비스의 강점을 모두 갖췄다"며 "이 때문에 최근의 과당경쟁 이슈와는 거리를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