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카드수수료 인하, '가맹점 vs 카드업계' 쟁점은?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1조원이 넘는 카드수수료 인하가 예고된 가운데 가맹점과 카드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금융공동투쟁본부 카드분과(이하 카드노조)는 지난 1일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12일에는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천막농성 돌입을 선포했다.


이에 맞서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는 지난달 25일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차별 철폐 전국투쟁본부(이하 가맹점협회)'를 발족하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카드업계가 천막농성에 돌입한 다음날 13일에는 업계추산 3000명 내외가 참여한 가운데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자영업 총궐기대회를 진행했다.


10번째 수수료 인하를 앞두고 가맹점들과 카드업계가 왜 대립하는 걸까.


첫번째는 수수료 인하가 카드산업을 고사시킬 정도인가에 대해서다. 


가맹점협회에서는 금융감독원 자료를 근거로 카드사 당기순이익이 카드결제금액과 결제비중 증가로 매년 평균 2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0.9%나 증가했다며 카드수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카드업계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사실상 전년 동기대비 31.9% 감소했다고 반박했다. 가맹점협회가 인용한 금감원 통계는 감독목적에 따른 대손준비금 적립 후 기준으로 산출된 실적이기 때문에 이를 보고 당기순이익이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두번째 쟁점은 수수료 인하가 미치는 경제적 여파다.


최근 파이터치연구원에서는 카드업계 목소리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카드수수료를 인하하면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카드연회비가 상승해 카드사용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카드사용 감소는 곧 가맹점 전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서민금융연구원은 '자영업 카드수수료 인하의 경제적 효과 토론회'에서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수수료가 인하된다면 가맹점은 그 절감된 금액으로 사람을 고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숙박·음식점업 등에서 일자리 창출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세번째 쟁점은 마케팅비용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가맹점협회는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이 막대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그 근거로 지난해 마케팅비용이 결산기준 6조700억원으로 전체 카드수수료 수입 11조7000억원의 50% 이상이란 점을 짚었다. 이 비용은 대기업 가맹점에 편중돼 실질수수료율이 마이너스인 가맹점도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카드업계는 마케팅비용이 있기에 소비자편익을 키우고 시장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기준 마케팅비용 90%는 카드소비자 혜택에 사용되고 있고 순수 광고선전비는 3.4%(2083억원)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일회성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비용은 카드수수료율 적격비용 산정에 포함되지 않아 자영업자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 쟁점은 해외 카드업계와의 비교다.


가맹점협회는 2011년 기준 주요국 카드가맹점 평균 수수료율이 0.47%였다고 설명한다. 이와 비교해 높은 수준인 국내 카드업계 수수료는 금융당국이 방조한 결과라고 꼬집는다.


반면 카드업계는 국내 카드산업이 소비자혜택과 편리한 결제시스템을 갖춘 것을 고려하면 해외수수료보다 높다고 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또한 해외의 경우 지급결제구조가 국내와 달라 단순 비교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번주말께 카드수수료 인하 TF(태스크포스) 논의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가맹점 협회는 체크카드 수수료를 대폭 인하할 것과 원가산정시 중소상인 가맹점도 참여하도록 보장할 것 등을 주장한다. 카드업계는 카드수수료 일괄인하가 아닌, 가맹점은 올리고 중소가맹점은 내리는 차등수수료제 도입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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