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내년 코스피, 실적부진 탓에 '박스피' 수준 전망

주요 증권사 8곳 내년 코스피 전망치 비교
이중 7곳 코스피 하단 2000 밑돌아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작년 이맘때 국내 증권사들은 다음 해 즉, 올해 코스피가 사상 첫 3000선 고지를 점령할 것이라는 등 낙관적인 전망을 잇따라 제기했다. 하지만 올해는 온도차가 크다. 실적 부진, 미중 무역갈등, 미국 금리 인상 기조 등의 이유를 들어 내년 코스피가 1850~2530 범위의 박스피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증권사 8곳이 내년 코스피 예상 범위를 내놓은 결과 가장 높은 전망치가 2530이고, 최저치가 1850이었다. 지난 13일 현재 코스피는 2071.23에 마감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SK증권 2010~2530 ▲NH투자증권 1950~2400 ▲메리츠종금증권 1900~2400 ▲하나금융투자 1900~2400 ▲대신증권 1900~2300 ▲KB증권 1900~2370 ▲삼성증권 1950~2360 ▲신한금융투자 1850~2350 등이다.


증권사 8곳 가운데 7곳이 주식 청산 가치로 여겨지는 주가순자산(PBR) 1배 수준이자 '심리적 지지선'으로 꼽히는 2000선을 밑돌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해에 주요 증권사 9곳이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2250~3100 범위에서 내놓은 것과도 격차가 상당하다. 작년 코스피는 실적 상승과 약달러에 힘입어 6년여 만에 박스피를 깬 것은 물론 지난 1월 29일 장중에 2670.10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점을 찍은 것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는 미중 무역갈등, 미국과의 금리 역전 등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을 뿐만 아니라 지난 10월에는 한 달 동안 13.37% 급락했다.


또한 국내는 물론 세계 성장률이 지속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상장사 실적 전망치가 어두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라며 "기업 이익도 소폭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 시점에서 내년 증시에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가총액 비중이 큰 IT는 이익이 정체되고 내년에는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이익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며 "내년에는 이러한 실적 모멘텀 둔화로 코스피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미중 무역전쟁에 다른 세계 교역량과 국내 수출 위축으로 기업 매출이 정체될 것"이라며 "코스피는 2013~2015년의 박스권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내년에는 증시 변동성도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금리 상승기에는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된다"며 "박스권 흐름에서 'N'자형 패턴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그나마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우호적일 것으로 점쳤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과 그에 따른 공포심리는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개선과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화 국면에서 탈피하면서 신흥국에 대한 공포심리가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1분기까지 경계 요인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크게 미치겠으나 하반기에는 기회 요인이 더 부각될 것"이라며 "내년 코스피 예상 범위 상단과 하단 모두 보수적인 수치임을 고려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아래보다는 위쪽을 열어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이 밖에 하반기보다 이른 1분기에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통화당국의 긴축정책 우려가 완화하고 달러 강세가 진정되는 시점에 주가 반등이 나올 것"이라며 "그 시기를 내년 1분기로 전망한다"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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