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작년 기업 순이익 2010년 이후 '최대'...반도체 호황 영향

통계청, 2017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결과 발표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 173조…4년 연속 올라
R&D 투자도 13.4% 늘어…제조업이 대부분 차지
45.7% 주력 산업 축소…1.9%만 신규 사업 진출


[파이낸셜데일리=서현정 기자] 지난해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국내 기업들의 순이익이 시계열 비교가 가능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남긴 순이익이 73.9원으로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다만 작년 한 해 주력 사업 운영에 변동이 있었던 기업 중 국내·외 경기 불황 등을 이유로 사업을 축소한 기업이 전체의 45.7%를 차지했다. 신규 사업에 진출한 기업체 수도 239곳으로 1년 전에 비해 약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계청은 20일 이같은 내용의 '2017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상용근로자가 50명 이상이면서 자본금이 3억원 이상인 기업 1만2579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조사대상 기업체 수는 제조업, 운수·창고업, 도소매업 등에서 증가해 1년 전보다 0.9%(108개) 늘었다.


◇기업 1곳당 매출 1912억···순이익 4년 연속 오름세

 지난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국내 기업의 매출액은 2343조원으로 1년 전(2162조원)보다 8.3% 증가했다. 2016년 3년 만에 증가세를 보인 후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하며 2년 연속 늘어난 것이다.


모든 업종에서 매출액이 1년 전보다 늘었다. 부동산업(22조원, 19.5%), 농림어업(1조원, 15.3%), 도·소매업(353조원, 10.6%), 제조업(1411조원, 8.8%), 건설업(182조원, 7.7%) 등에서 특히 증가 폭이 컸다.


기업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전년보다 7.3% 증가한 1912억원 수준이다. 전기가스업(-1.9%)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증가했다.


기업이익률 개선 폭도 두드러졌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73조원으로 1년 전(127조원)보다 36.1% 오르며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011년 회계 기준이 바뀌면서 시계열 비교가 가능한 2010년 이후로는 최대 규모다.


매출액 1000원당 얻은 순이익은 73.9원으로 전년보다 15.1원 증가했다. 전년에 이어 2010년(62.3원) 이후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전기가스업(-64.7원), 숙박 및 음식점업(-38.1원), 기타서비스업(-5.7원), 농림어업(-2.4원)을 제외한 업종에서 모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제조업(22.5원), 광업제조업(22.4원), 부동산업(22.0원), 도소매업(17.1원), 건설업(14.0원)에서 두드러졌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우리나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지난해 매출액과 이익의 증가 폭이 컸다. 매출액 상승의 경우 원유 가격이 오른 점도 한몫했다"며 "기업활동조사에선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업 연구개발비 증가율도 전년 대비 개선됐다. 이익률이 개선되면서 투자 여력이 생긴 결과다.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연구·개발 기업 6352곳의 연구·개발비는 48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4% 늘었다. 한 곳당 매출액은 2794억원으로 조사 대상 전체 기업당 매출액의 1.4배 수준이며, 1년 전보다는 5.3% 증가했다.


이 중 제조업의 연구·개발비가 43조7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1년 전 감소했던 전자 부품에의 투자 규모가 지난해 크게 오른 점이 주효했다.


◇불황에 45.7%가 주력 산업 '축소'…사드 여파로 줄었던 中 자회사 수 회복

 지난 한 해 동안 주력사업 운영에 변동이 있는 기업은 543곳(4.3%)이었다. '축소(248곳·45.7%), '확장'(206곳·37.9%), '이전(89곳·16.4%) 순이었다. 주력 사업을 축소한 주된 이유로는 '기업 경영 효율화(31.5%)', '국내·외 경기 불황(31.0%)', '생산 비용 증가(14.1%)' 등이 꼽혔다.


반면 지난 1년 동안 신규 사업에 진출한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의 1.9%인 239곳에 그쳤다.


조사 대상 기업의 43.7%(5501곳)가 국내·외에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1년 전에 비해선 9.2% 늘어났다.


국내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은 4108개다. 부동산업(17.5%), 정보통신업(13.5%), 숙박 및 음식점업(12.5%) 등에서 증가했다. 전년과 같이 기업당 2.8개의 국내 자회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7.8개), 전기가스업(4.8개), 건설업(3.7개) 등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국외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은 3085개로 조사됐다. 부동산업(33.3%), 건설업(12.9%), 정보통신업(12.5%), 기타서비스업(12.3%)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했지만, 운수·창고업(-2.7%)에선 감소했다. 기업당 자회사 수는 2.8개로 전년(2.9개)보단 소폭 줄었다. 운수·창고업(5.0개), 농림어업(4.4개) 등에서 많았다.


국외 자회사 8737곳의 진출 지역은 아시아가 70.0%(6114곳)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국가별 분포를 보면 중국(2763곳·31.6%)이 가장 많았다. 미국(1107곳·12.7%), 베트남(891개·10.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매년 늘었다가 2016년 처음으로 줄어든 중국 내 자회사 수는 지난해 다시 상승했다.


사드 여파로 위축됐던 투자 유인이 다소 회복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무 수행 효율화를 위해 내부 업무 중 일부를 장기적으로 외부 업체에 위탁해 처리하는 기업은 74.4%(9355곳)로 1년 전보다 0.9%p 늘었다. 지난 2016년 6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후 2년 연속 늘고 있다.


단순 업무인 '경비·청소·시설 관리'(22.9%)나 '운송·배송'(19.5%)의 외부 위탁 비율이 높았다. 핵심 업무 중에선 생산(17.4%)이 가장 많았고 재무·회계(10.1%), 교육(5.8%), 정보 처리(5.2%) 등을 외부에 맡기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다수였다.


연봉제, 성과급, 스톡옵션 등 성과보상 관리제도를 도입·운영하는 기업은 82.7%(1만398개)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커졌다. 업종 별로는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에서 도입 비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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