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 반도체 백혈병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2028년까지 피해보상 마무리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그동안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병으로 고통 받은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삼성이 사업장 내 백혈병 피해 발생에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고 유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피해 보상도 2028년까지 차질없이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열고 지난 1일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삼성과 반도체 피해자간 분쟁은 최종적으로 종결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총괄하는 김기남 DS부문장(사장)은 이날 협약식에 참석해 반올림 피해자 앞에서 준비된 사과문을 낭독했다. 

김 사장은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 받으셨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다"며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로 거듭나겠다"며 "다시 한번 고통을 겪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사과문을 낭독하는 와중 잠시 연단 아래로 내려와 고개 숙여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과문 낭독 이후에는 반올림 피해자 측 자리에 찾아가 악수를 청하며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중재안에 따라 30일까지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하고, 지원보상을 받은 반올림 피해자에게 개별적으로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출연한 산업안전보건 발전 기금 500억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해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 건립 등 안전보건 연구개발과 기술지원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산재예방 사업에 사용하도록 했다. 

향후 피해자의 지원보상업무를 위탁하기 위한 제3의 기관으로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법무법인 지평으로 합의했다. 삼성전자와 법무법인 지평은 조속한 시일 내에 피해자 지원보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곧바로 지원보상위원회 사무국을 개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보상위원회는 개별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금액을 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위원장은 김지형 조정위원장이 맡는다. 

법무법인 지평 관계자는 "지원보상 준비와 사무국 개소에는 최소한 2~3주가 필요하다"며 "최대한 서둘러 12월 초에 사무국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올해 안에 지원보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일 조정위는 보상범위와 금액 등을 조정한 중재안을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에 각각 전달했다. 

중재안에 따르면 1984년 5월17일 이후 1년 이상 반도체·LCD 라인에서 근무하다 질병을 얻은 임직원 전원이 보상 대상자다. 보상기간은 2028년 10월 31일까지다. 질병 범위는 암과 희귀질환, 유산 등 생식질환, 차세대(자녀) 질환 등이 폭넓게 인정됐다.

보상액은 백혈병이 최대 1억5000만원이며 피해자의 근무장소, 근속기간, 근무시작연도, 교대근무, 발병연령, 질병의 세부 중증도 및 특이사항을 고려해 다르게 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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