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내년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평균 9%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15% 정도 인상이 예상됐던 보험료가 당국 압박에 의해 한 자릿수 인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내년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인상을 준비 중이다.
평균 9% 내외에서 인상될 것이 유력하다.
다만, 실손보험 종류에 따라 보험료를 내리는 실손보험도 있어 사실상 대부분의 실손보험은 10~11% 인상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손보험은 총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우선, 지난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된 이른바 '구 실손'은 표준화 이전에 판매된 실손보험이다.
2009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판매된 실손보험은 '표준화 실손'이다.
또 지난 2017년 4월부터 판매된 착한 실손은 '신 실손'이다.
이 가운데 신 실손은 내년 보험료를 1%가량 내릴 계획이다.
신 실손은 과잉 진료 행위가 있는 진료군을 특약으로 분리해 보험료를 낮춘 실손보험이다.
보험금 청구가 많지 않아 손해율이 과거 실손보험에 비해 낮은 편이다.
반면, 구 실손과 표준화 실손은 최근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업계에서는 15% 이상의 보험료 인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당국이 보험료 인상을 자제하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치면서 두 자릿수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도 지난 공·사보험 정책협의체 회의에서 "보험료 인상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비 축소와 보험금 누수방지 등 보험사의 자구노력을 유도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처럼 당국이 사실상 평균 한 자릿수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신 실손의 보험료를 낮추는 대신 구 실손과 표준화 실손을 10%에서 많게는 11%대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당국 입맛에 맞는 평균 9.8%대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표준화 실손보험이 내년 1월 가장 먼저 오른다. 최고 11%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어 내년 4월에는 구 실손보험이 차례로 오른다.
역시 10%에서 많게는 11%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표준화 실손보험 가입자와 구 실손보험 가입자는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3396만건 가운데 3145만건으로 92.6%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가 인상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