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연기금 매수 여력 생긴 첫날…장중 '팔자' 유지

연기금, '국민연금 리밸런싱'에도 126억 매도 우위
DB금투 "아직 6조원 매도세 더 나올 수 있어"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이탈 허용범위를 늘리며 매수 여력이 생긴 첫 거래일 연기금이 매도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날 오전 11시 현재 126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연기금은 개장 초반 25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이내 매도로 전환했다.

올해 일평균 매도 금액보다 작은 규모이지만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을 변경 적용한 첫 거래일에도 매수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연기금은 올해 들어 코스피 16조50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매일 2460억원을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아치운 셈이다. 연기금의 올해 순매수일은 지난달 15~16일 단 이틀에 그쳤다.

게다가 역대 최장 기간 매도 랠리인 51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이자 '연기금이 증시 하락을 부추긴다'며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전략적 자산배분(SAA)의 이탈 허용범위를 1%p 넓혀 코스피에서 자동으로 매도되는 금액을 줄이는 방안을 내놨다. 이탈할 수 있는 범위를 늘려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초과하더라도 자동으로 매도하지 않게 하려는 취지에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지난 9일 국내주식 리밸런싱 검토안을 심의하고 SAA 이탈 허용범위를 기존 ±2.0%p에서 ±3.0%p로 상향했다. 전술적 자산배분(TAA) 이탈 허용범위는 기존 ±3.0%p에서 ±2.0%p로 1%p 하향돼 전체 이탈 허용범위는 ±5.0%p를 유지했다.

올해 국민연금이 맞춰야 하는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6.8%이므로 SAA 이탈 허용범위는 기존 14.8~18.8%에서 13.8~19.8%로 넓어졌다. 올해 1월 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21.0%이며 최근 연이은 매도세로 소폭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결정에 따라 SAA 목표비중 이탈 허용범위가 늘어나면서 자동으로 매도되는 금액이 줄어들고 기금운용본부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매매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다만 전략과 전술적 이탈 허용범위를 합한 ±5.0%p는 기존대로 유지될 전망이므로 국내주식을 대량 매입하는 효과까지 내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주식 비중은 20.5%일 것"이라며 "전략적 자산배분 상단인 19.8%까지 국내주식을 축소하려면 지금부터 0.7%p만큼 비중 축소가 필요해 약 6조원의 매도세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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