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벽시계 열어봤더니 보이스피싱 장비"…화물밀수 기승

보이스피싱 기기…전화번호 앞자리 010으로 바꿔
작년 1월~올 3월까지 인천공항 69건, 인천항 34건
중국과 동남아에 콜센터 설치…국민들 타깃 범행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인천공항과 인천항의 특송화물을 통해 밀수하려다 적발된 '보이스피싱 기기'가 지난해와 올해 3월까지 100건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본부세관(세관)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인천공항과 인천항의 특송화물을 통해 밀수하려다 적발된 보이스피싱 기기는 총 103건이라고 20일 밝혔다. 인천공항 69건, 인천항이 34건으로 조사됐다.

이 보이스피싱 기기는 해외에서 국내로 전화를 걸 때 국내 수신자에게는 발신번호 앞자리가 070 대신 010으로 표기돼 발신자가 마치 국내에서 전화를 건 것처럼 속이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VoIP 게이트웨이(Voice over Internet Protocol Gateway)' 또는 'SIM 박스'라고 부른다.

보이스피싱 기기는 지난해 초까지 항공 특송화물을 통해 밀수입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지난해 4월부터는 해상 특송화물을 통한 밀수입 적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이스피싱 기기를 벽시계나 음향기기 속에 은닉해 외관상 정상 물품처럼 보이는 등 수법도 점점 지능화 되고 있다고 세관은 전했다.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대출 상담 알선을 가장, 대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정부기관을 사칭해 특정 사건에 연루돼있다거나 거짓으로 가족이 납치됐다고 협박하는 등의 수법으로 금전을 요구한다.

또한 이들 조직은 국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콜센터를 설치하고 국내에 거주하는 시민들을 타깃으로 범행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세관 관계자는 "엑스레이(X-Ray) 영상 판독검사를 피할 목적으로 보이스피싱 기기 완제품을 여러 부품으로 분해해 재포장하는 수법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관은 경찰 등 관련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고 검사와 단속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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