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mRNA 백신 우리도 생산'…설비 신설하는 바이오 기업들

mRNA 백신 생산 가시화…생산시설 구축 업체 늘어
큐라티스, 오송에 생산시설 구축…"연간 7.5억 도즈 가능"
엔지캠생명과학, CMO 사업 추진…"1년 내 공장 건설"
아시아 내 생산 가능성 커져…한미약품·GC녹십자도 후보군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위탁 생산(CMO)을 맡게 되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백신 허브 구상이 첫 발을 떼자 국내 업체들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위탁 생산 기회를 잡기 위해 mRNA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큐라티스는 2020년 8월에 완공된 충북 오송 신축 공장에 mRNA 백신 생산에 필요한  공정을 갖추고 있다.

이 공장에서 RNA 합성을 통한 원액 생산, mRNA와 LNP(지질나노입자) 생산 등 원액에서 완제품까지 모든 공정을 한 곳에서 수행할 수 있다는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큐라티스는 "mRNA 백신을 포함한 다양한 백신의 항원 원액을 생산하기 위한 생산라인 구축을 완료한 상황"이라며 "생산을 위해 필요한 탱크류, 생물반응기, 정제 장비 등 기본적인 모든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 "mRNA 전달물질인 LNP 등을 포함한 다양한 무균주사제 바이알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고압균질기, 충전라인, 자동이물검사기 등, 완제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필요 시 빠른 시간 내 mRNA 백신 생산을 위한 시설 가동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큐라티스는 자체적으로 RNA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일찌감치 생산 시설을 갖출 수 있었다. 이 업체는 단기간에 대량의 mRNA 백신 원액과 완제품 생산을 필요로 하는 회사라면 기술이전 협력을 통한 위탁생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큐라티스는 오송 신축 공장에서 연간 7억5000만 도즈의 mRNA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큐라티스는 "큐라티스를 mRNA 백신의 생산기지로 활용했을 경우 우리 생산량을 고려했을 때 국내 공급을 위한 충분한 물량 확보가 가능하고, 이외 잔여분을 이용해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엔지캠생명과학도 이달 초 mRNA 백신 위탁생산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엔지캠생명과학은 2022년까지 mRNA 백신 1억 도즈 생산을 목표로 충북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내 5300평의 부지에 mRNA 백신 공장을 1년 안에 건설할 예정이다. 현재 mRNA 백신사업에 바이러스 감염병과 백신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글로벌 mRNA 개발사와 CMO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계속해서 발생하는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라는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mRNA 백신의 국내 생산 공급을 통한 백신 주권의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보고 CMO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6개월 내에 mRNA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1년 안에 mRNA백신 생산 공장을 건설해 2022년까지 1억 도즈의 mRNA 백신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엔지캠생명과학은 mRNA 백신의 필수 원료인 지질 연구개발 역량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엔지캠생명과학 관계자는 "엔지켐생명과학은 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지질신약인 EC-18을 성공적으로 개발·생산해 오고 있다"며 "지질 연구개발역량과 자체 생산 능력을 보유한 특별한 강점을 결합해 백신 생산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체들은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이 구축되고 국내에서 첫 mRNA 백신 생산 사례이 시작되면서 다른 국내 기업에게도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mRNA 백신은 미국과 유럽의 일부 공장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mRNA 백신 개발 업체 중 화이자를 제외한 모더나와 큐어백 등은 생산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않아 생산 업체들과의 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지역에 대한 백신 공급이 본격화되면 아시아 지역에서 백신 생산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정부의 '백신 허브'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의약품 생산 규모가 큰 국내 제약업체들도 mRNA 백신 위탁 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연간 최대 10억 도즈의 mR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미약품은 모더나와 바이오앤테크, 큐어백 등 글로벌 mRNA 코로나19 백신 업체들과 위탁생산 수주를 위해 논의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도 mR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후보로 거론된다. GC녹십자는 현재 모더나 백신의 유통을 맡고 있고, 국제민간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위탁생산 대상자로 선정돼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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