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윤정환 감독 "우승하기 위해 울산에 왔다"

  • 등록 2014.12.03 18: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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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환(41) 울산현대 신임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명가 부활'을 외쳤다.

윤 감독은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J리그 구단에서도 감독직 제의가 있었지만 항상 K리그 팀을 지도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며 "K리그에서 우승을 하기 위해 울산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 9년 동안 일본에서 생활을 하다가 최근 K리그 명문인 울산으로부터 감독 제의가 들어왔다.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이를 받아들였다"며 "이제 시작인 만큼 앞으로 힘든 시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 선수들과 함께 새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울산은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나 역시 우승을 하기 위해 울산에 왔다"며 "어느 한 팀을 라이벌로 지목하기보다는 K리그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싶다. 젊은 지도자인 만큼 겁 없이 도전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은 힘 있는 축구의 대명사다. 한 때 '철퇴 축구'로 불렸다. 새 시즌에 윤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울산 축구의 핵심은 조직력이다.

윤 감독은 "현대 축구는 힘과 기술이 모두 중요하다. 결국 조직력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며 "수비만 한다고 해서 실점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공격만 한다고 해서 득점을 하는 것도 아니다.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며 조직력 위주의 축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수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해가며 팀을 운영해 나가고 싶다. 다만 운동장에서 만큼은 사적인 감정을 떠나 오직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나를 포함한 모두가 프로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광국 울산 단장은 "윤 감독은 2부 리그에 있던 사간도스를 1부 리그로 이끄는 등 이미 뛰어난 용병술과 지도력을 발휘했다"며 "구단 이미지 쇄신과 팀 성적 개선에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새 시즌 울산은 윤 감독과 함께 K리그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환영 인사를 전했다.

윤 감독은 한국과 일본에서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스타 출신 지도자다.

1995년 부천SK(현 제주 유나이티드)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그는 이후 세레소 오사카, 사간도스(이상 J리그), 성남일화, 전북현대(이상 K리그) 등에서 활약했다.

당시 재치있는 플레이로 이름을 떨치며 축구팬들에게 '꾀돌이', '최고의 테크니션' 등으로 불렸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2000년 레바논아시안컵, 2002년 한일 월드컵 등에서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지도자 코스를 밟기 시작한 윤 감독은 사간도스에서 유소년 팀 감독, 2군 수석코치, 1군 수석코치를 지냈고 2010년 감독 대행을 맡았다.

2011년 정식 감독이 돼 J2리그(2부 리그) 하위팀이었던 도스를 창단 이래 처음으로 1부 리그로 승격시켰으며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윤정환 울산 감독과의 일문일답

- 취임 소감은.

"약 9년 동안 일본에서 생황을 하다가 K리그 명문인 울산의 오퍼를 받고 이렇게 오게 됐다.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기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이 좋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울산을 잘 이끌고 싶다. 앞으로 분명히 힘든 시간이 있겠지만 선수들과 함께 새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

- '닥공', '무공해 축구' 등 구단마다 내세우는 축구가 있는데.

"이제 막 취임한 내가 그런 것을 말하기는 힘들다. 내년에 내가 이끄는 울산의 모습을 본 뒤 팬들이 좋은 별명을 하나 지어줬으면 좋겠다. 일본에 있을 때 이런저런 축구를 해봤지만 현대 축구에서는 힘과 기술이 모두 필요하고 결국 조직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수비만 한다고 해서 실점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공격만 한다고 해서 득점을 하는 것도 아니다.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며 조직력 위주의 축구를 해야 한다. 프로의식을 가지고 팬들에게 감독을 줄 수 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

- 따로 생각한 라이벌이 있나.

"울산은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고 나도 우승을 하기 위해 울산에 왔다. 어느 한 팀을 라이벌로 지목하기보다는 모든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싶다. 특히 나와 나이가 비슷한 선배 감독들에게는 더 이기고 싶다."

- 일본에서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했는데.

"팀이 힘든 시기에는 그만큼 훈련을 힘들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계훈련 때 쉬엄쉬엄 하다 보면 시즌에 돌입한 뒤 1년을 온전히 보내기가 쉽지 않다. 시즌에는 선수들의 컨디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비시즌 때 몸을 잘 만들어 놓아야 한다. 심하다고 하는데 그래도 죽을 만큼 힘들게 하지는 않는다."

- 울산에서 뛴 경험도 없는데 어떻게 감독으로 오게 됐나.

"이제는 학연, 라인 등을 떠나 축구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팀을 지도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다. 나도 처음 울산의 제의를 받고 의아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울산은 예전부터 힘 있는 팀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꼭 맡고 싶었다. 나는 현역시절 기술 위주의 플레이를 했지만 현대 축구에서는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울산은 그런 면에 있어서 현대 축구에 잘 부합한다. 감독직을 수락한 뒤 울산 전임 감독님들의 자료를 모두 찾아봤다. 대단한 감독님들이 이끌어온 울산을 내가 잘 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잘 풀어나가고 싶다. 당장에 많은 변화를 주기보다는 선수들과 소통하며 조금씩 발전해나가겠다."

- J리그에서도 영입 제의가 있었다는데.

"그렇다. 사간 도스에서 나온 뒤 일본 구단과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울산의 오퍼가 왔다. 나는 K리그에 정말 오고 싶었고 울산이라면 충분히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한국행을 선택했다. 한국축구에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 몇 년 정도면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어느 지도자도 이 질문에는 답할 수 없을 것이다. 그저 우승에 목표를 두고 선수, 프런트, 서포터즈와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 피나는 훈련, 프런트의 지원, 팬들의 응원이 삼위일체가 된다면 분명히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 지난 시즌 부진의 원인이 뭐라고 보나.

"후반기 울산의 경기를 살펴봤다. 울산 특유의 힘있는 축구가 보였다. 다만 조직력적인 부분이 미흡하지 않았나 싶다. 조민국 전 감독님도 지난해 팀을 맡았기 때문에 새롭게 리빌딩을 하는 과정에서 그런 모습이 나왔을 것이다. 나도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단 그 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지도 철학이 있다면.

"나는 아직 젊은 감독이다. 선수들과 세대 차가 있지만 대화를 통해서 팀을 만들어가고 싶다. 선수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해가며 지도하겠다. 운동장에서 만큼은 사적인 감정을 떠나 오직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다."

- K리그는 어떤가.

"K리그는 J리그보다 힘과 스피드가 훨씬 뛰어나다. 대신 J리그 팀들은 기술과 조직적인 움직임이 좋다. 전체적인 기량 면에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늘 그랬듯 K리그가 J리그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 K리그는 처음인데 부담감은 없나.

"지도자로 변신한 뒤 한국에 온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축구는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해 내 마음을 전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 대표팀에서 함께 생활했던 황선홍, 최용수, 서정원 감독 등이 있는데.

"일본에 있으면서도 항상 선배들의 활약상을 지켜봤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선배들이 나를 더 무서워할 것이다. 일본에만 있다가 이번에 처음 K리그로 왔기 때문에 나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아마도 이런 부분이 선배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무서운 팀 울산을 더욱 무섭게 만들겠다. 선배들과는 나이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서로 정보를 공유해가며 좋은 라이벌 관계를 이루겠다. 젊은 지도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통해 더 활발한 K리그가 되기를 바란다."

- 40대 지도자의 강점이 있다면.

"세대교체 과정이라고 본다. 젊은 지도자들이 나와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면 더 많은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줄 것이다. 굳이 강점을 꼽자면 '무서울 게 없다'고 말하고 싶다. 젊은 만큼 겁 없이 부딪칠 수 있다."

- 사간 도스에서는 어떻게 하차했나.

"구단에서는 앞으로도 우승을 이어가야 한다며 결별을 알려왔다. 나도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땐 굉장히 당황했지만 결국 감독도 회사원과 같다. 회사에 다니다보면 구단의 뜻에 따라야 할 때가 있다. 나는 그냥 그렇게 받아들였다."

- 사간 도스에 있을 때 많은 팬들을 끌어모았는데.

"이 부분에서는 언론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 나는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더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돕겠다. 팬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구단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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