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 여모(57)상무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30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4분께 1시간여에 걸친 피의자심문을 마치고 나온 여 상무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여 상무는 사건 발생 직후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최초 상황 보고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국토부 조사 등에 동행해 거짓 진술을 강요했으며 이를 조현아(40·여)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게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여 상무와 국토부 김모(54) 조사관 사이에 수천만원 상당의 자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해 계좌를 추적하기도 했다.
김 조사관은 땅콩회항 사건을 맡아 조사하면서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여모(57) 상무와 30여 차례 전화통화하고 10여 건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관련 내용을 누설한 혐의로 지난 26일 구속됐다.
여 상무는 대한항공에 15년간 근무하다 국토부로 자리를 옮긴 김 조사관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여 상무 일문일답이다.
- 승무원들을 협박한 사실이 있는지.
"협박한 적 없다"
- 김 조사관에게 돈을 준 사실은.
"준 적 없다"
- 조현아 부사장에게 (증거인멸)지시 받은 적 있나.
"없다"
- 국토부 조사관과 무슨 대화를 나눴나.
"나는 국토부 조사관과 돈 거래를 한 적이 없다. 김 조사관과 나는 돈을 주고 받는 그런 사이가 아니다"
- 승무원에게 입을 맞추도록 시켰다는 게 사실인가?
"협박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
- 대한항공 직원이 국토부 조사를 받을 때 함께 동석한 이유는.
"국토부 관례상 전문적인 설명을 하기 위해 동석했다"
- 어떤 전문적인 설명을 했나.
"매뉴얼을 보고 설명했다"
- 국토부 조사 19분 후 나간 이유는.
"국토부에서 (대한항공 직원의) 개인 진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가달라고 했다.
- 조 전 부사장에게 지시받은 적은.
"조 전 부사장 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았다.
- 김 조사관과 일반적인 업무상 목적이라 보기엔 통화량이 많다.
"김 조사관과는 30년된 관계다. 사수와 부사수 같은 관계다"
- 조사 당시 보고서 내용을 읽어줬다는데 사실인가.
"보고서를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