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 관련 차량과 종사자 등에 대해 17일 오전 6시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이동제한조치는 일시 이동중지에 준하는 긴급 명령으로, 차량과 종사자들의 이동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설 명절을 앞두고 축산물 유통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설 대목을 한달여 앞둔 시점이어서 정육 선물세트 공급이 차질을 빚거나 돼지고기·소고기 값이 오르지 않을까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미 확보된 물량이 있고, 수요가 많은 시기가 아니라 현재까지는 별다른 여파가 없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또 업계는 과거 여러 차례 발생한 구제역 발생에 따른 학습효과로 부정적 인식 확산이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겨울철 비수기에도 인기는 여전했다. 이마트가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국내산 돈육 매출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대비 17% 신장했다. 삼겹살(8.2%), 목살(9.8%), 앞다리살(29%), 뒷다리살(22.2%) 등이 고른 신장세를 보였다. 수입 돈육도 전년 동기대비 102% 증가하며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역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돼지고기의 1월 탕박 기준 가격은 ㎏당 4600∼4900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돼지고기 가격의 동향을 보면 구제역이 첫 발생한 지난달 3일 5164원에서 지난달 31일 4227원까지 떨어졌다 새해 들어 반등했다. 지난 7일 5044원을 기록한데 이어 11일 5091원에서 14일 4467원까지 떨어졌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 매출이나 가격에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육류 소비와 공급이 줄고,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다음주가 고비일 것 같다.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 대목을 앞두고 있는 만큼 구제역이 더욱 더 확산되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이 한꺼번에 오르면 서민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