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임종룡 NH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17일 "금융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는 금융개혁"이라고 밝혔다.
임 내정자는 이날 오후 금융위원장 내정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개혁의 임무를 완수하라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이 저를 지명하신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앞으로 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하겠지만 부족한 능력에도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내정됐다"며 "무엇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금융개혁은 경제 활성화의 실질적인 뒷받침이 되고, 금융산업이 창조경제의 성장동력이 되는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금융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내정자는 앞으로 ▲금융의 적극적인 역할 ▲창조경제에 대한 지원 ▲규제의 틀 재정비 ▲시장질서 확립 ▲고객신뢰 회복 등 다섯 가지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 내정자는 특히 금융당국이 '코치'가 아닌 '심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치는 선수들에게 일일이 지시하고 관리하지만, 심판은 선수들이 공정한 룰에 따라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금융당국이 이런 심판의 역할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청문회 절차를 앞두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정책 과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내정 사실을 언제 통보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리 먼 시간이 아닌 최근"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농협금융지주 회장 재직 기간에 대해 "시스템 개선과 건전성 관리를 위해 노력했고, 시너지 창출을 위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그룹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는데 힘썼다"고 평가했다.
그는 "후임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내부승계절차를 거쳐 선출할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적합한 인물을 선임해 경영상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 보성 출신인 임 회장은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행시 24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신제윤 위원장과는 행정고시 동기다.
임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등 금융·경제정책의 수립·조정과 관련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무총리 실장을 지낸 뒤 지난 2013년 6월부터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직해왔다.

▲ 입장발표하는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 내정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