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사우디서 중소형원전·창조경제 수출길 열었다

  • 등록 2015.03.04 08: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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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에서 거둔 경제적 성과는 세계 최초의 중소형원전 수출 기반을 마련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 모델의 첫 수출 사례를 만든 것으로 요약된다.

박근혜정부의 외교 지평을 중동까지 본격 확장하게 된 이번 순방에서 제2의 중동붐을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가시적 성과가 도출된 셈이다.

청와대는 우리의 제1위 원유공급국이자 제1위 해외수주시장인 사우디와의 협력관계를 기존 건설·플랜트 위주에서 원전, 창조경제, 보건의료, ICT 등 새로운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정상회담을 한 뒤 '스마트 공동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양국이 체결한 MOU는 예비검토사업을 거쳐 사우디에 2기 이상의 스마트(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원전을 시범 건설하고 제3국 수출도 모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번 MOU를 통해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의 스마트 원전을 사우디에 수출할 수 있는 분명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중소형 원전인 스마트 원자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중동 같은 물부족 국가에 수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997년부터 15년간 3353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것이다.

발전용량이 대형원전의 10분의 1 수준인 10만㎾에 불과하지만 냉각수 없이 공기만으로도 원자로 냉각이 가능하다. 덕분에 냉각수를 공급받기 쉬운 해안지역 뿐만 아니라 내륙에도 건설이 가능하며 전기생산말고도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안전성을 입증하는 표준 설계인가도 세계최초로 획득해 경제성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중소형 원자로 분야에서 미국 등 선진국보다 5년 정도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우리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사우디는 급증하는 전력소비량에 대응하고 에너지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형 원자로에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스마트 원자로에 눈길이 미치게 됐다.

사우디는 2040년까지 총 18GW(기가와트) 규모에 달하는 12~18기의 원전을 건설할 예정인 데 내년 중 첫 원전 발주가 가능하다. 우리의 스마트 원전 수출이 성사될 경우 세계 최초의 중소형 원전수출 사례로 기록되면서 전세계 중소형 원자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의 창조경제 정책을 처음으로 수출한 토대가 마련된 것도 중요한 성과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창조경제와 지식기반 사회를 위한 전력 및 정책 공유 ▲창조경제 혁신센터 및 혁신적 창업 활성화 ▲공동연구 및 기관간 협력 등 창조경제 전반에 대한 포괄적 협력을 약속하는 '창조경제 MOU'를 체결했다.

특히 정부 간 MOU와는 별도로 박 대통령의 순방 기간 SK텔레콤과 사우디 국영통신사인 사우디텔레콤(STC) 간 '창조경제 혁신센터 협력을 위한 MOU'도 체결됐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벤치마킹한 STC의 '이노베이션센터' 구축을 SKT가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SKT는 대전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운영 중인데 STC측은 대기업-정부-벤처-연구기관을 잇는 협력모델과 투자구조, 조직·운영 등 혁신센터사업 모델을 이식하길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민간 차원의 MOU가 각각 체결됨에 따라 사우디에 우리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첫 수출하게 된 것이다. 향후 창조경제가 중동을 넘어 글로벌 경제발전 모델로까지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양국은 보건의료 및 신재생,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규분야 협력 다변화에도 합의했다. 사우디의 '장기전략 2024' 등 산업 다각화정책에 우리 기업이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이다.

우선 사우디 특화제약단지 프로젝트에 중외제약과 BC월드제약 등 우리 제약회사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계약규모는 2억달러로 국내 제약기업의 첫 사우디 진출사례로 기록된다.

연대세브란스병원은 150개 병상 규모의 '여성암센터 건립협력협약'도 맺어 국내 의료기술과 시스템을 전수하게 됐다. 정상회담에서 전자정부 분야의 협력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사우디가 발주한 2억달러 상당의 전자정부 사업에 참여한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도 높아졌다.

공동투자 활성화를 위한 계기도 마련됐다. 지난해 양국 간 무역규모는 450억달러에 달한 데 비해 누적 투자액은 20억달러에 그칠 정도로 투자 및 금융협력은 미진한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중동의 버핏으로 불리는 알-왈리드 왕자가 지난 1980년 창립한 세계적인 민간투자회사인 KHC는 우리나라의 한국투자공사와 '공동투자협력 MOU'를 체결, 양국 간에 본격적인 투자협력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밖에 양국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공동 금융지원도 추진한다.



김재욱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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