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3일 오전 8시부터 10시30분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 빌딩에서 신고리 3호기 가동 승인을 반대하는 고공 시위를 펼쳤다.
그린피스 활동가는 KT 빌딩 전면 주출입구 6m 높이의 차양구조물에 줄을 묶고 공중에 매달려 '원전 무한리필 반대'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설치했다.
이날 오전 진행된 원안위 전체회의에서 신고리 3호기 가동이 승인될 경우 고리원전은 설비용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원전단지가 된다.
그린피스는 "원안위가 신고리 3호기를 시작으로 6호기까지 차례로 승인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원자력규제기관이라는 본분을 잊고 '원자력진흥위원회'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형 원자로'라 불리는 신고리 3호기의 원전노형(APR 1400)은 아직 전세계적으로 한 번도 가동된 적이 없는 신규모델"이라며 "현재 미국의 원자력규제기관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사전심사만을 통과했을 뿐, 본 심사에 막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신고리 3호기는 2013년 '원전 납품 비리'에 연루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질소가스 누출로 3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기도 했다"며 "원안위는 한 부지에 여러 개의 원자로가 있는 다수호기 원전에 대한 위험성 검토도 거치지 않고 신고리 3호기 가동을 승인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의 고공 시위에 이어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밀양할머니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 안 된다며 날치기 심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전력수요 증가가 0%대에 진입한 상황에서 신규 핵발전소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 의심스럽습다"며 "다 지은 핵발전소라도 국민을 위험으로 몰아넣고, 초고압 송전탑으로 국민을 또 한 번 눈물짓게 하는, 더욱이 필요 없는 핵발전소라면 가동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방제복을 입고 '신고리 3호기 가동 승인을 반대한다'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관련 서한문을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