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병을 위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들렸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확진자 3명이 방역 당국의 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2명은 감염 의심 상태에서 무방비로 여러 의료기관을 내원해 연쇄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4명이 추가 감염됐는데 이 중 3명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입원한 환자의 가족이다.
151번(38·여) 확진자는 이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의 아내이며, 152번(66) 확진자는 입원 환자의 남편이다. 154번(52) 확진자는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110번 확진자의 동생인데 어머니를 간호하다 바이러스를 옮았다.
이들 3명은 최장 잠복기인 14일이 지난 후 확진 판정을 받아 잠복기 후에 증상이 발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지만 당국의 관리 대상에서 제외된 탓에 뒤늦게 이를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안객이나 단순 방문객도 아닌 환자와 밀접한 배우자와 자녀조차 당국의 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능동 감시 대상자에도 빠져 아예 접촉자 관리 대상에서 누락됐다.
당국의 역학 조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당국과 병원측은 기록이 남는 환자와 의료진을 중심으로 추적 조사를 실시한 뒤 간병인 등도 쫓고 있지만 이 병원에서 환자가 발생한지 2주가 지났지는데도 전체 명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권준욱 메르스기획총괄반장은 "지난달 말 제로베이스에서 집중관리를 시작하면서 일단은 환자, 환자 중에서도 14번 환자와 노출이 됐을 가능성이 높은 응급실의 환자를 최우선 순위로 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간병인이나 접촉했을 가능성이 낮은 그룹들은 최우선 순위에 들어가 있지 않다 보니 뒤늦게 발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