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황학동 중앙시장 상인들이 생활고와 지병에 시달리고 있는 이웃 노인을 돕기위해 발벗고 나선 게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18일 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에 따르면 중앙시장에서 손칼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자씨와 인근 중앙시장 상인들은 지난달 8일 황학동에서 40년 넘게 홀로 생활하던 이옥분(가명, 73) 할머니에게 신병 치료비로 400만원을 모아 전달했다.
이 할머니는 일찍이 남편을 잃은데다 보살펴주는 가족없이 홀로 생활했다. 자식들에게 물려준 증여재산 산정액 때문에 기초생활 수급자 혜택도 받지 못하는 상태였다.
지병인 당뇨와 고혈압 외에도 사고로 넘어진 후 두 차례 허리수술을 받아 온몸이 '종합병동'이었다.
젊었을 적에는 형편이 어려운 인근 주민들을 위해 학자금을 마련해주고 생활비를 건네는 등 선행을 베풀었지만 가세가 기울면서 이제는 병원치료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처지였다.
이를 보다못한 이정자씨는 할머니의 과거 선행을 이웃상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이웃상인들이 할머니의 병원치료를 위해 쌈짓돈을 내놓았고, 금액은 어느덧 400만원에 이르렀다.
생각지도 못한 이웃의 정을 전달받은 이 할머니는 "병원을 왔다갔다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인근 상인들이 찾아와 반찬도 주고 안부도 건네 가족보다 더 큰 위로와 힘이 되고 있어 고마울 따름"이라고 전한다.
황학동 주민센터는 할머니가 지속적인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차상위 본인부담경감서비스를 지원하고 정기적인 방문간호사 방문 서비스 등으로 보살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