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또 구멍이 드러난 셈이다.
22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추가 확진된 170번(77) 환자는 지난달 30일부터 건국대병원에 고관절 수술을 받아 입원하던 중 6월6일 76번(75·여·사망) 환자와 5시간 가량 6층의 병동에 함께 머물렀다.
하지만 76번 환자와의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은 채 6월19일 건대병원을 퇴원했다. 퇴원 전인 6월16일 발열 증세가 나타났지만 수액 치료만 받았다.
그 후 6월20일 오전 발열이 또 나타나 경기도 구리시 카이저재활병원 7층 병동에 재입원했고, 다시 퇴원 후 엑스레이(X-ray) 촬영차 구리시 속편한내과도 들렀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녀간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해 21일에서야 확진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170번 환자는 76번 환자가 5시간 정도 병동에 머무른 당시 같은 층이기는 하나, 약간 거리가 있는 병실에 있어 접촉자의 범위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면서 "정확한 발병일에 대해서는 조금 더 조사해 판단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전날에서야 170번 환자와 76번 환자가 머물렀던 건대병원 6층에 입원 중인 환자의 퇴원과 신규 입원을 중지했다. 입원 환자는 1인1실에 격리했다.
입원 환자들과 접촉한 의료인과 직원은 자택 격리하고, 밀접 접촉자를 전수 조사해 핵산증폭법(PCR) 방식의 메르스 유전자 검사도 시행하기로 했다.
구리 카이저재활병원에 대해서는 건물 출입을 통제한 후 엘리베이터 가동을 중지하고 건물 전체를 소독했다.
또 170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쓴 6명을 비롯한 입원 환자 전체를 1인1실 격리를 할 계획이다. 그 외 병문 방문자와 6~7층 의료진·간호사·보호자 등은 자택격리 하기로 했다.
예식장·은행 등 병원 건물 내 다른 시설을 이용한 방문객은 능동감시자로 분류해 관찰한다.
다만 한양대구리병원의 경우 170번 환자를 선별진료소로 이동시켜 치료·검사를 실시한터라 추가 감염 위험은 없다고 판단했다.
정 센터장은 "한양대구리병원은 개인보호구를 착용한 채로 선별진료소에서 확진된 것이어서 이 곳에서의 추가적인 노출은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보건당국은 건대병원 등 집중관리병원의 격리 기간이 완료되는 시점에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 격리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당초 평택굿모닝병원과 을지대병원, 메디힐병원은 이날 격리기간이 종료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