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주변이 모처럼 밝았다. 5일 롯데월드몰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붐볐다.
롯데물산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4일 동안 모두 38만명이 롯데월드몰을 다녀갔다. 지난주(6월 24~27일) 같은 기간 34만명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이날 방문객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달 3일~30일 롯데월드몰 앞 잔디정원과 석촌호수 일대에서 진행되는 '1600 판다+' 메인 전시가 제 몫을 한 덕이다. 잔디밭을 뒹구는 판다 수만큼이나 많은 관람객이 판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롯데월드 측은 3~4일 모두 30만명이 넘는 해당 전시를 관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람객들의 발걸음은 롯데월드몰 내부로도 이어졌다. 점심시간 지하 1층에 마련된 푸드 코트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맛집으로 입소문이 난 다른 음식점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20~30분을 기다려야 했다.
딸과 함께 롯데월드몰을 찾은 40대 여성은 "한산하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 메르스가 잠잠해지면서 사람들이 늘어난 거 같다"고 말했다. 의류판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도 "7월 들어서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롯데물산 측은 "롯데월드몰 내 마트와 하이마트 매출이 전주 대비 각각 7%와 18%가량 신장했다"고 밝혔다.
아쿠아리움도 지난해 12월 누수 현상이 발생했던 흔적을 지웠다. 당시 문제가 됐던 오션터널에는 사고 당시 누수 현장을 담으려던 진중한 표정의 기자들을 대신해 유영하는 각종 물고기에 감탄하는 꼬마 아이와 부모, 커플들이 자리했다. 수ℓ의 물이 새어 나온 실리콘 이음새의 틈새는 찾을 수 없었다. 몰려든 사람들로 통로가 좁았다.
연인과 함께 아쿠아리움을 찾은 20대 남성은 "아쿠아리움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후 보수 과정을 거친 만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크게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지난주 대비 관람객이 20% 정도 늘었다. 개장 전 관람객 수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메르스 확산세가 어느 정도 안정됨에 따라 관람객이 조금씩 많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스크린과 좌석에서 진동이 발생해 서울시로부터 사용제한 명령을 받은 롯데시네마 상영관도 '연평해전'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대부분의 표가 팔려나가 붐볐다.
지하 2층부터 6층까지 차량 27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뽐냈지만, 주차 사전예약제 시행과 비싼 주차료 등을 이유로 언제나 넓었던 주차장에도 조금씩 차량이 들어차고 있다.
롯데물산이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4일 동안 롯데월드몰을 찾은 차량을 파악한 결과, 일평균 주차대수는 1045대를 기록했다. 지난 5~6월 평균 450대 대비 132% 증가한 수치이자 주차예약 해제 전날 476대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서울시가 메르스 확산 여파로 고객이 크게 줄자 지난 1일부터 주차장 사전 예약제를 한시적으로 해제한 덕이다. 서울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기존 10분당 1000원이던 주차요금도 인근 주차장 수준인 800원으로 인하했다. 그 외 시간은 10분당 200원으로 낮췄다. 이는 롯데월드몰 방문객 수 증가에 기능하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롯데월드몰 저층부 3개동을 순차적으로 개장했다. 개장 직후 10만명 수준이던 일 평균 방문객은 잇단 사고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상황은 심각해졌다. 1월에는 일 평균 방문객이 절반수준인 5만4000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2월 6만명, 3월 5만7000명, 4월 6만6000명으로 늘었다.
재개장이 이뤄진 5월에는 7만5000명까지 늘며 회복양상을 보여왔지만 이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덮치면서 방문객과 매출액이 급감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롯데월드몰 측 관계자는 "여기서 일하기 시작한 지 6개월 됐다. 이렇게 붐비는 건 6개월만에 처음인 거 같다"며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