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철도노조 체포 방해' 김정훈 前위원장에 징역3년 구형

  • 등록 2015.07.07 20: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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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집행부 체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김정훈(51)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7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 심리로 열린 김 전 위원장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 전 위원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김 전 위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함께 적법한 공무를 집행하던 경찰을 막았다"며 "안전조치 의무를 수행 중이던 경찰관에게 유리파편을 집어던진 행위는 정당방위나 정당행위 등 위법성 조각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 "김 전 위원장의 행위는 체포영장 집행 당일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며 "유리파편을 한 번도 아니고 3차례에 걸쳐 손으로 던지거나 발로 차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힌 것을 단순한 우발적 행위로 치부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김 전 위원장은 교사 신분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소년과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직접적으로 경찰관에 폭력을 행사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사회 전반에 걸쳐 법질서와 공권력에 대한 경시 풍조를 가져왔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반면 김 전 위원장 측 변호인은 "당시 경찰의 공권력 행사는 과잉행위이고 형사소송법상 비례의 원칙에 어긋났다"며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과정이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당시 경찰이 진입한 민주노총 건물엔 철도노조 조합원이 없었다"며 "기소된 철도노조 집행부는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결국 무죄 판결이 난 사람들을 잡겠다고 남의 건물에 6000명의 경찰을 동원하고 공권력으로 폭력을 휘두른 게 검찰과 경찰"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당시 전교조 위원장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던 상황에서 민주노총 건물은 제 일터고 삶터였다"며 "살고 있는 건물을 지키는 것은 저로선 당연한 의무였고 책임이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됐음에도 (경찰이) 무조건 진입한 것은 민주노총과 조합원들에게 수모를 주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며 "만약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지 않았다면 몸싸움을 하면서 민주노총 건물을 지키려고 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묵묵히 삶의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준 고통도 모자라 상징적 건물까지 짓밟는 행위는 공권력을 빙자한 만행이었다"라며 "당일 사건이 벌어진 원인과 진행 과정에 관해 심도 있게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13년 12월 경찰이 철도노조 집행부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다 유리파편을 집어던져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한 1심 재판부는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민주노총 건물에 진입해 수색한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며 김 전 위원장에게 징역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위원장이 지난달 초 '체포현장에서의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216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만큼 이를 검토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고려해 선고기일을 넉넉히 잡기로 했다.

이 사건 항소심 선고기일은 다음달 20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린다.


강신철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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