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사학연금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고, 이를 교육부가 지나치게 '승인'해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6년 예산안에 따르면 대학들은 법인이 내야할 사학연금 분담금 939억원을 교비로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의 학교부담 승인 요청을 대체로 승인해줬다.
이같은 내용은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 사학연금 법인부담금 '나 몰라라'…교육부는 '승인'
2012년부터 절반에 가까운 대학 법인들이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대학재정(교비)으로 충당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법인부담금을 내지 않겠다는 대학법인의 요청을 모두 '승인'해줘왔기 때문이다. 법인이 내야할 부담금을 교비로 충당한 금액이 939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을 내야하는 대상 법인 중 37~40%는 '학교부담 승인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의 승인 요청에 대해 92%에서 100%까지 들어줬다.
'학교부담 승인신청'은 법인이 능력이 부족해서 부담금을 낼수 없을 경우 이 돈을 대학이 대신 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자세히보면 2012년에는 192개 법인 중 40.6%에 해당되는 78개 법인이 승인 요청을 했다. 교육부눈 이중 92%인 72개법인의 학교부담 승인 요청을 들어줬다.
2013년의 경우 190개 대학법인 중 59개가 신청하고, 91.5%인 54개법인이 승인을 얻었다. 2014년에는 193개 법인 중 72개가 신청하고, 이들 법인이 모두 승인을 받아 100%를 기록했다.
2014년에 법인부담금을 한푼도 내지 않겠다고 요청한 11개법인의 경우 3곳은 일부 승인이 됐고, 8곳은 전액에 대해 승인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이들 11개 대학법인은 자신들이 내야할 92억원을 교비로 납부했고 법인은 1억1000만원을 내는데 그쳤다.
1억원 미만을 납부하겠다고 요청한 대학법인은 11곳이었고, 교육부는 이들 법인에 대해 4곳은 일부승인, 7곳은 전액승인을 해줬다.
가장 많은 32개 대학은 1억원~5억원만을 납부하겠다고 요청했는데, 교육부는 이중 21곳에 대해 전액 승인, 11곳에 대해 일부승인을 내렸다.
이같은 결정에 따라 72개법인이 내야할 부담금 중 939억원은 교비에서 지출됐고 해당 법인은 403억원을 내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법인이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않고 부담을 대학에 지운다면 결국 대학의 재정악화의 원인이 된다"며 "결국 학생들의 교육환경과 교직원의 근무여건이 악화되는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특수학교, 원어민교사·학교폭력 지원 '0'
교육부가 2016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원어민교사 지원과 학교폭력 상담프로그램 등의 예산을 국립 특수학교만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6년 세입세출예산안의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는 국립부설학교 학력증진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 지원을 위해 총 10억3600만원을 책정했다. 이 예산은 올해에 비해 비해 8.1%가 늘은 것이며, 지원대상은 2명이 줄은 31명이다.
예산지원을 받는 학교는 국립대학교 부설 초등학교 16개교, 부설 중학교 6개교, 부설 고등학교 7개교이다. 공주교대 부설 초등학교와 부산교대 부설 초등학교가 2명, 나머지 학교가 원어민 교사 1명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 돈은 원어민 영어보조교사의 인건비, 4대 보험부담금 및 주거지원비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 사업의 지원대상이 국립 초·중등학교인 것을 고려할 때 특수학교도 해당이 되지만 예산은 한푼도 책정되지 않았다.
현재 국립특수학교는 서울맹학교, 서울농학교, 한국우진학교, 한국경진학교, 한국선진학교 등 5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 뿐만아니라 국립특수학교에는 'WEE클래스' 상담 지원사업도 배정되지 않았다. '학교WEE클래스' 상담 지원사업은 학교폭력, 학교부적응 등 위기학생에 대한 상담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2016년 예산으로 총 6억9300만원을 책정하고 국립학교 33개교 중 31개 학교에 지원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5개 특수학교의 경우 아예 'WEE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향후 계획에도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